[동물공화국] 공격하던 용팔이 불의의 공격당해
기사입력 1997년 01월 13일 14시 05분
용팔이는 초조하게 사파리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먹이를 실은 사육사의 검은 지프가 들어올 때가 됐기 때문이다. 조금전 사파리를 한바퀴 둘러보니 알렉산더를 비롯한 백골파는 조금도 쿠데타 기미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알렉산더는 여전히 암사자 사이를 오가며 한낮의 정사를 즐기고 있었고, 가장 경계해야 할 행동대장 꺽쇠도 두목에게 불하받은 제니와 데이트에 한창이었다. 또 쿠데타 파트너인 빠삐용은 조금은 긴장한 표정으로 의미 있는 눈빛을 보냈다. 모든 게 순조로운 셈이었다. 이제 사육사들이 먹이를 던져주고 사라지면 알렉산더는 최후의 순간을 맞는 것이다. 이윽고 검은 지프가 나타났다. 용팔이는 순간 알렉산더의 위치를 확인하고 지프 뒤에 따라 붙었다. 사육사가 바위 밑에 누워서 쉬고 있던 알렉산더 앞으로 고기를 던졌다. 알렉산더는 어슬렁거리며 조금 걸어 나와 닭 한 마리를 물더니 다시 바위 밑으로 돌아가 뜯기 시작했다. 백골파 다른 식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알렉산더의 보디가드 꺽쇠도 저만치에서 이빨을 드러내고 탐욕스럽게 고기를 뜯고 있었다. 용팔이는 빠삐용을 찾았다. 빠삐용은 마침 알렉산더가 식사를 하는 바위 위에 있었다. 제아무리 알렉산더가 사자 12마리를 거느린 백골파 보스라고 해도 좁은 공간에서는 1대 2로 몰린 셈이었다. 더구나 사파리 최고 파워를 자랑하는 빠삐용과 용팔이가 위와 앞에서 포위를 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늙은 알렉산더로서는 맞대결을 해도 힘겨운 상대를 한꺼번에 둘씩이나 상대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더이상 앞뒤를 잴 필요조차 없었다. 이제 공격만 남은 셈이다. 용팔이가 다가가자 알렉산더는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듯 식사를 멈췄다. 순간 용팔이는 땅을 박차고 몸을 날렸다. 한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바위 위에 있던 빠삐용이 뛰어내리며 용팔이의 목덜미를 물고늘어지는 게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