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늦바람이 무섭다죠 ♣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4시 41분
"늦게 시작한만큼 더욱 열심히 할래요." 올해 사회체육학과를 졸업하고 효성배구단에 입단한 `늦깎이' 최은영(崔銀瑛．23)의 다짐이다. 훤칠한 키(1@78)에 뛰어난 미모의 그녀는 센터와 라이트를 오가며 시원시원한 플레이를 펼쳐 남성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최은영은 큰키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경복여상 2학년때 유스대표(17세이하)로 선발되는 등 `될성 부른 떡잎'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스카우트 파동에 휘말려 백구코트를 떠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경복여상 3학년때인 지난 92년 한일여고로 전학한 게 불씨였다. 다른 실업팀들이 "이는 드래프트를 피해 에 입단하기 위한 편법으로 사실상 자유계약이나 다름없다"며 눈총을 줘 결국 입단을 포기하고 특기생으로 입학한 것. 대학 1학년때는 주니어 대표에 발탁될만큼 기량이 무르익었지만 유일한 상대인 배구팀이 해체되는 바람에 역시 경기출전길이 막혀 배구공을 만질 기회조차 잃는 불운을 겪었다. 지난해 11월말 효성 이창호 감독의 제의로 실업팀에 입단한 그녀는 짧은 훈련기간에도 불구, 10일 흥국생명전에서 3득점 8득권 3블로킹을 기록하며 예전의 기량을 되찾고 있다. 이창호 감독은 "최은영이 한동안 운동을 중단했던 게 무척 아쉽다. 워낙 자질이 뛰어난 선수라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영은 "팀이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어 속이 상하지만 남들보다 4년이나 늦게 슈퍼리그에 뛰어든만큼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