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 통통튀는‘아프리카 호랑이’
기사입력 1996년 09월 10일 14시 50분
## 1m73 단신 불구 대우전 헤딩골 탄력 과시 "마니야 뭐하니." 요즘 울산 현대 팬들은 모리셔스 용병 마니(FW.21)가 출전하면 일제히 이렇게 외친다. 앳된 소년티가 가시지 않은 자그만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통통튀는 플레이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마니는 지난 8일 대우전에서 또 한번 관중석을 뜨겁게 달구었다.
전반에 조란과 교체돼 신홍기가 후반 33분 페널티 지역으로 띄운 코너킥을 마치 용수철 처럼 솟구치며 정확히 머리로 받아 골네트를 흔든 것. 지난 5월18일 전북전서 역전결승골을 뽑은 이래 2번째 골이었다.
장신으로 구성된 대우수비진도 1m73에 불과한 마니가 그 만큼 높게 점프해 헤딩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결국 마니의 탄력과 순발력을 알지 못한게 화를 부른 것이었다.
마니는 지난 2월 단지 집행위원출신국선수란 이유로 국내용병중 가장 헐값인 3만달러(계약금 2만달러, 연봉 1만달러)에 현대에 입단했다. 그래서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타고난 축구재능은 숨길수가 없었다. 연습때마다 유연한 발놀림과 동물적인 슛감각을 선보여 감독을 매료시켜 버렸다. 마침내 마니는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15일 포항전에 후반 교체멤버로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마니는 팀 플레이가 가라앉았을때는 어김없이 투입돼 상대문전을 헤집어 놓는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감독은 "굴러온 복덩어리다. 축구선수로서 나무랄데 없는 자질을 갖추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마니는 다른용병들과 달리 김치도 잘 먹고 성격도 활달해 동료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거의 매일 오후 2시경에 구단사무실을 찾아 고국으로 국제전화를 거는 뻔뻔함을 보이지만 구단직원 누구도 그를 고깝게 보지 않는다. 코믹한 몸놀림과 깍듯한 예의로 다른사람이 전혀 불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