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안조영3단 ●윤기현9단
기사입력 1996년 08월 06일 16시 45분
총보(1~222)=기사생활 37년, 한때 정상까지 밟았던 윤기현 9단이지만 결국 젊은 파도를 넘지 못하고 물러섰다.
백 4의 3.3포진은 천원전에서 두번째 등장. 2차예선 결승국에서 정수현 8단이 최명훈 4단을 상대로 시도한 바 있다. 흑 17 세칸 높은 협공 때 백 18은 실리 취향의 임기응변.
흑 21은 22의 곳에 두고 싶다(다케미야라면 당장 박수를 칠텐데). 흑 25는 실착. 주변 배석을 고려할 때 먼저 148의 곳에 붙여 백 143을 응수시켜놓고 갈 자리였다. 여기서 흑은 `선착의 효'를 잃었다.
백 30은 중목(衆目)이 일치하는 당연한 침입. 흑 37이 강타였다. 이하 흑 45까지 백의 웅색한 셋방살이가 불가피한 듯했으나 흑 47의 무리수로 상황이 급변.
흑 47은 그냥 50의 곳에 곱게 잇는 정도였다. 국후, 윤 9단은 `백 52, 54로 젖혀잇는 수를 깜박했다'며 흑 47이 무리였음을 시인. 뒤이어 백 58 빈삼각, 백 62 멍텅구리사각으로 이어지는 우형의 강타가 작렬해 오히려 흑이 핀치에 몰렸다.
흑 67로 버티고 백 74로 따내 피할 수 없는 패인데 팻감공방 중 백 96 때가 흑으로서는 마지막 찬스였다. 흑 97로는 먼저 102의 곳을 잇는 팻감을 썼으면 이 빵때림을 허용하지 않고도 `후수 빅'을 만들 수 있었다.
실전은 102의 빵때림을 허용한 상태에서 후수 빅의 형태. 만일, 이 상태에서 선수를 뽑은 백이 좌변을 선행하면 감당할 수 없으므로 윤 9단은 패를 포기하고 흑 105로 전환.
이후 흑 119로 팻감을 활용해 좌하쪽 일부를 점거하고 흑 127, 141, 149로 우하쪽 백 일단을 공격하면서 하변과 우변을 최대한 부풀렸으나 역전까지 미치지는 못했다. 초반 흑 47의 무리수로 빚은 좌상일대의 피해가 너무 컸던 것.
`흑의 맹렬한 추격으로 차이는 좁혀졌지만 역전의 기회는 없었다. 우상귀 백 128로 그냥 우하귀 141에 둬 흑 한점을 잡았으면 좀 더 쉽게 이겼다.' 안 3단의 국후담이다.
77,83,89,95,101,199=65/ 80,86,92,98,110,118,200=73/ 166=130/ 220=208/ 221=163의 자리. 222수 끝, 백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