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90년대 최고히트작 '말시리즈'
기사입력 1996년 07월 01일 16시 21분
미국 등지의 영어를 쓰는 나라들이 대표적으로 구사하는 유머술이 PUN이다. `펀'은 혀짧은 번데기장수가 `뻔'대신 하는 발음이나 `펀치'의 준말이 아니고 동음이어(同音異語)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를테면 수탉을 나타내는 콕(COCK)은 `남자의 거시기'도 되는 두가지 뜻이 있다. 콕을 갖고서 쓰는 조크가 좀 많겠는가! 우리말에도 그런 것은 많은데 다른 것 말고 `말'자만 해도 그렇다.
우선 경마장에 많은 말(馬)이 있는가 하며 입에서 나는 소리인 말(言)이 있고 곡식을 담아 계량을 하는 한말두말의 말(斗)이 있고 9회말에서 알 듯 끝(末)이 있는가 하면 혹시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말벌'이나 `말술' `말'등에서 쓰는 말은 `가장크다'는 의미다. 그뿐인가 윷판장기판의 알을 말이라고도 한다. 그 `말'을 이용한 `말'이 유행을 해서 90년중반 최고히트국산개그가 된 것을 잘 아시리라. 복습의미에서 간단히 살펴 보자면, 정답게 살던 두 말 중 암말이 죽자 수말이 `할말이 없네'라 했고 엄마말과 딸말이 걸어 오자 수말이 `할말 안할말 가려서 해야겠네.' 암말이 바람나자 수말은 의기소침해 하는 말이 `내가 할말을 다른 놈이 하네'등등이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말이다. 말로써 말많으니 말 많을까 하노라 식으로 함부로 말을 하다가 `설화'가 생기게 마련인데 동음이어장난(PUN)을 주의해야 한다. 또다른 말이야기.
최부람씨와 이문새씨는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울려 암벽등산을 하게 됐다. 그런데 이문새가 기술을 뽐내다가 발을 헛디뎌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다. 최부람이 손을 내밀어 다행히 이문새를 잡아서 일단 위기는 넘겼다. 최부람 "괜찮으십니까?"고 정중히 묻자 그말에 이문새는 바로 대답을 했는데 그는 `파~'하고 웃더니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만 것이었다. 이문새는 바위 절벽에서 떨어져 그만…. 나중에 밝혀진 일인데 이문새가 `말 놓으세요'하더란다.
아, 그말이 아닌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