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비화](11)일본여성과 이복형 전대사 <상>
기사입력 1996년 06월 13일 14시 51분
## 중남미표 공략 미모-입담 대결 한국의 유치작전이 저돌적이었다면 일본은 조용하고 우회적인 방식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양국의 국민성과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 유치위원회에는 그들 기준에선 `톡톡 튀는' 여성이 한명 있었다.
호소다 리에-.
그녀는 그야말로 저인망식으로 () 집행위원들에게 접근했다.
1m70이 넘은 훤칠한 키와 희고 곱상한 얼굴에 간드러질듯한 애교까지 갖추고 집행위원들에게 무차별 접근했다. 포옹과 키스세례를 퍼붓는 그녀에게 한국측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행위원들의 흐뭇한 표정을 보노라면 꼭 `표가 달아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얼핏 2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그녀는 실제로는 40대 초반의 기혼여성이다.
남편과 함께 무역회사에 다니다 유창한 영어와 서반아어 실력을 인정받아 일본 월드컵 초치위원회에 스카우트 됐다고 한다. 그녀는 주로 중남미 집행위원들을 `구워 삶는'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그녀는 언제부턴지 집행위원 부인들과 북중미-축구연맹, 남미축구연맹 등 사무국 직원들과도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 한국측에선 이복형 전 대사(64.중남미 문화원장)를 그녀의 카운트파트로 내세웠다.
이씨는 (74~79년) (85~88년) 멕시코(89~93년)대사를 지낸 중남미통(通). "이 나이에 일본 여성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써야한다는게 기가 막혔다"는 게 이씨의 회고다. 유창한 외국어실력에다 걸죽한 입담까지 갖춘 이 전대사와 그녀는 쉽게 가까워졌으나 동시에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작년 7월 아메리카컵대회가 열린 몬테비데오에서는 일본측 기자회견장에 이 전 대사가 들어가 특유의 화술로 기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자 호소다 리에는 "남의 잔치에 와서 주인행세를 한다"며 핀잔을 놓기도 했다.
둘 사이의 `곡예'는 지난 5월20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트리니다드 토바고로 가는 여정(旅程)에서 극에 달했다. < 김동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