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돈 야구보기] '스타는 슬럼프를 이용한다'
기사입력 1996년 05월 27일 15시 17분
"정말 연기가 안돼요. 좀 쉬어야 하는데..."
톱탤런트 의 말은 계속된다.
"슬럼프인가 봐요. NG도 계속나고... 어떤때는 미안하기도 해요."
연예부장 시절 의 이같은 독백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탤런트에게도 슬럼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생겨 의 슬럼프 얘기를 코믹연기를 잘하는 에게 했더니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수 더뜬다.
"글쎄 말도 마세요. `마누라 죽이기' 촬영을 하는데 코믹 연기가 너무 안돼 NG를 수백번은 냈을 것"이라고 말한다.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코미디언이나 개그맨에게 슬럼프는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구두 미화원도 슬럼프가 오면 구두에 광이 안난다고 하니 어떤 사람에게도 슬럼프는 있는 것 같다.
요즘 장에는 기현상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최강으로 꼽히던 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고 잘나가던 선수가 극심한 부진으로 팬들의 시선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는 `해결사' 를 비롯, 3할타자인 은 물론이고 작년 20승투수 과 세이브의 대명사 등 `총체적 부진'이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황태자라는 은 투수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고 중심타자인 도 헤매고 있다.
악바리라는 삼성 도 슬럼프에 빠져 벤치 신세이며 OB 도 페이스를 못찾고 있다.
슬럼프에 빠진 감독들도 있는 것 같다.
직감력과 센스로 투수교체 시기는 물론이고 타자에게 내는 사인도 잘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실패가 많아지면 슬럼프다.
이런 의미에서 몇번이나 투수 교체시기를 놓친 삼성 감독이나 객관적으로 보기에 엉뚱한 사인을 내기도 한 감독도 슬럼프에 빠진 것이 분명하다.
스포츠 학자들은 슬럼프는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오는 것과 감정적인 권태나 무력감에서 오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학자들이 내세우는 슬럼프 탈출 방법은 `새로운 목표 설정, 훈련 내용 분석, 각 기능간의 상호작용을 이룰수 있는 변화' 등 너무나 원론적이다.
오히려 타자인 한 선수의 슬럼프 해결 방법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그는 촛불을 켜놓고 스윙으로 불을 끄는 훈련을 끊임없이 한다.
그는 촛불을 끄려면 정확히 보고 스윙해야 하기 때문에 육체적인 훈련과 함께 집중력이 생겨 큰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어떤 투수는 아무 생각없이 자연을 즐기면서 산을 뛰는 것으로 해결 방법을 찾고 있고 또 어떤 선수는 만취 상태가 될때까지 술을 마셔 잘못된 버릇을 잊기 위해 노력한단다.
이나 등 연예인들은 `충전을 위한 휴식'을 통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말한다.
특히 톱스타들이 슬럼프에 빠졌다가 극복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남다른 노력으로 그만큼 빠른 시간에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인기는 식을줄 모른다.
스타와 평범한 선수의 차이는 무엇일까.
부진의 늪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선수가 스타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위기의 선수'들이여, 탈출하라! 슬럼프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