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승 초단 ●김영삼 2단 = 본선 토너먼트 제1국
기사입력 1996년 05월 27일 15시 11분
제6보 (49~61)=이유는 알 수 없지만 흑은 계속해서 서두르고 있다. 오직, 이길 뿐이라는 듯 거침 없이 액셀러레이터를 밟아가는데. 얼핏, 당연해보이는 흑 49로는 좀더 강렬한 수가 있었다. 바로 50의 곳이 쌍방의 급소. 의 흑 1이면 백은 기세상 2로 끊어야 하고 이하 흑 7까지 외길. 백 8쪽으로 끊어오면 흑 9, 11로 잡아 일단락인데 이 바꿔치기는 흑이 좋다. 의 흑 7 때 의 백 1쪽을 끊어오면 흑 2, 4. 역시 끊어온 쪽을 잡는다. 후수로 살아야 하지만 흑 ◎가 모두 뒷맛을 남기고 있어 흑으로서는 이 그림도 나쁘지 않다. 속도전. 흑은 이미 방침을 굳힌 것인지. 시종 노타임이다. 속도 무제한의 아우토반을 질주하듯 내리 밟다가 53에서야 비로소 3분 정도의 휴식을 갖는다. 중반에 다다른 지금까지 고작 8분을 소모했을 뿐. 사실, 소년의 스피드도 결코 느린 것은 아니다. 백(전보 백 48)까지 27분을 소비한 뒤로는 일체 시간사용이 없다. 흑 53은 상대의 근거를 위협하면서 내집을 키우는 상용수법인데 백 54로 미끄러지고 보니 의외로 탄력이 붙는다. 중차대한 승부의 고빗길에서 펼쳐지는 스피드게임. 흑 59, 61. 청년이 먼저 핸들을 꺾어 소년의 차체를 들이 받는다. 도로 바닥을 갉아대는 격한 파열음과 육중한 보디책의 굉음. 톰크루즈의 폭풍의 질주도 좋고 의 아스팔트 사나이도 괜찮다. 가슴 후련한 스피드. 자, 백의 다음 한수는 온건한 `가'일까, 강렬한 `나'일까. <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