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 타율은 1할이지만 수비는 3할이상 몫
기사입력 1996년 05월 09일 17시 35분
롯데 김민재(23)는 홀로 서있다.
빈번하게 타구가 날아오는 내야의 중심인 유격수로서 눈에 드러나지 않는 공헌을 하고 있다.
5월이면 돌아온다던 선의의 경쟁자 박계원의 합류가 늦어지면서 글자그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
아직도 타율은 1할대에 머물고 있지만 수비에서 차지하는 몫은 3할 이상이다.
수비에 신경을 쏟다보니 상대적으로 공격은 기대 이하지만 서서히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지난 8일 삼성전에서 8번으로 나가 4타수 2안타.
더이상 롯데 타선의 블랙홀이 아님을 입증하려는 의지가 듬뿍 담긴 스윙을 선보였다.
당당히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기까지 김민재가 걸어온 길은 인간 승리의 드라마.
지난 91년 부산공고를 졸업하면서 갈 곳이 없고, 가능성을 인정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연봉 4백만원짜리 롯데의 연습생이었다.
기라성같은 선배들의 틈에서 버티지 못하다 소리 소문없이 사라질 선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고된 2군생활을 이겨내며 잠재력을 개발해 입단 1년만에 계약금과 연봉 각 1천만원의 정식선수로 성장했다.
또 박계원이 방위복무와 부상으로 빠지자 93년부터는 아예 주전을 꿰찼던 것.
김민재의 수비는 화려하지 않다. 그렇다고 허술하지도 않다.
포구와 송구 모두 크게 흠잡을데 없다.
김민재의 꿈은 결코 3할타자가 아닌 만큼 하위타선에선 찬스를 이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홀로 떠맡은 수비에서 높은 팀공헌도를 쌓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