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듀오 패닉 - 달팽이 정상서 만세
기사입력 1996년 04월 29일 14시 24분
## 신중현-산울림-들국화 맥이어@@ 실험가요 차세대주자 달팽이로 정상의 꿈을 실현한 머슴아들. 신중현, 산울림, 들국화, 김현식으로 맥을 잇는 한국 실험가요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파격의 모험정신.
둘인듯 하나이면서 누구에게나 친숙한 목소리로 다가온 이 봄의 꽃향기같은 달콤함.
남성듀오 `'.
모던 록과 흑인음악을 양축으로, 기존 음악성을 무시하고 실험음악을 펼쳐온 은 바라만 봐도 싱그럽다.
마치 동네 개구쟁이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에서부터 전체 분위기가 천진난만한 이들에겐 그래서 유달리 여성팬이 많은 것같다.
`아무도'와 `달팽이'란 2곡으로 96년 연초부터 가요계에 드센 신인바람을 일으키더니 이제는 다시 3번째와 4번째 노래 `왼손잡이'와 `다시 처음부터 다시'로 식을줄 모르는 인기세를 구가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이처럼 순식간에 스타로 만들었을까?
전 들국화 리더 최성원씨는 "20대부터 30대 음악팬들은 에게서 와 의 향취를 느낄 수 있고 10대들은 최근 서구 대중음악의 두 흐름, 얼터너티브록과 흑인음악이 어떻게 만나 새로운 장르가 될 수 있는지 보고 기뻐하게 된다"며 "편하게 들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음악이기에 이들의 음악은 값진 보배다고 이들의 음악성을 높이 산다.
사실 의 탄탄한 음악적 배경은 록밴드를 거친 이적(21· 사회학과 4년)의 록에 대한 감수성과 갱스터랩에서 발군의 재주를 과시하고 있는 김진표(18·서울예전 실용음악과 1년)의 힙합 감수성의 절묘한 융합이다.
컴퓨터광 이적은 록과 흑인음악의 각 장르를 자유롭게 분해하고 재조립, 멋들어진 작품을 완성했다.
허를 찌르는 파격적인 곡구성, 어쿠스틱 기타와 강한 드럼, 브라스와 하모니카, 랩과 일렉트릭기타 등의 실험적 배합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진 `아무도'를 시작으로 엘튼 존의 몽상적 발라드를 연상케하는 `달팽이', 본격적인 갱스터랩의 `다시 처음부터 다시' 등 노래마다에서 묻어나는 도전정신은 정말 대단하다.
노랫말에서도 `달팽이'에서처럼 불안한 정서를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외치는 X세대 화법을 택했다든가 현대 젊은이들의 소외를 독백조로 읊조린게 당찬 젊은 의지를 엿보게 한다.
실험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성취한 이들 은 우리 시대 작은 영웅임에 틀림없다.
< 윤태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