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완2단 ● 윤기현9단 = 2차예선 결승
기사입력 1996년 04월 17일 15시 25분
제 2 보 (6~15)=흑이 빈 귀를 버려두고 먼저 (전보 흑 3)로 걸쳐온 것은 `선착의 효'를 최대한 누려보겠다는 의도. 즉, 백 7쯤으로 온건하게 받아주면 실전의 좌상귀가 아닌, 우하귀에 안착해 이상적인 학익진(鶴翼墺)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따라서 백의 협공은 당연한 선택인데 흑 7의 강경한 양걸침 초반부터 무력 충돌의 조짐을 보인다. 백 10 때 계속 `가'로 밀면 백 `나', 흑 `다'로 이어지는 이른바 `이조(李曺) 양걸침정석'이 전개된다. 흑 11은 간명한 타협책. 흑이 3.三으로 뛰어들자 무르익던 전운(戰雲)이 흩어진다. 백 14까지 `백이 두텁다'는 게 최선 연구결과. 최근에는 흑 9로 밀지 않고 처럼 그냥 3·三으로 뛰어드는 그림이 자주 등장하는데 백 3쪽을 막는 것이 `기백 부족' 또는 `백의 형태 중복'이라는 또다른 연구가 를 탄생시킨다. 백 8 때 A로 막으면 백 9, 흑 9로 전개하면 백 B, 흑 C. 그러나 그 좋고 나쁨이 단언할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알고보면 정석연구도 시대의 정신을 따라 섬세하게 바뀌어가는 일종의 패션. 어제의 정석이 새롭게 바뀌는가 하면 오랫동안 잊혀졌던 구형정석이 복고(復古)의 바람을 일으키기도 한다. 연구결과 명백하게 우열이 가려져 용도폐기되는 정석도 없지는 않지만 그 대부분은 거대한 순환의 자연법칙 속에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