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창 - '인생은 끝없는 기다림'

기사입력 1996년 03월 08일 14시 48분


## 인간구원의 메시지 형상화 연극배우 송영창(39)이 인생에 대한 끝없는 기다림의 상징인물을 탁월하게 형상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극단 산울림이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케트 작, 임영웅 연출)에서 극중 블라디미르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것.

"`고도를 기다리며'는 하면 할수록 깊은 맛이 나는 작품이에요. 세계명작이죠. 그동안 에스트라공이라는 인물을 주로 맡아 왔는데 그 캐릭터를 버리는 싸움을 하고 있어요."

송영창은 지난 90년 `고도를 기다리며'와 첫인연을 맺었다. 이때부터 국내공연은 물론 `더블린 연극제', ` 그단스크 국립극장 공연'등에서 에스트라공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에스트라공이란 인물에 빠져있던 그는 이번 산울림의 소극장 개관 10주년 기념무대에서 블라디미르로 변신, 연기의 패턴을 새롭게 창조하고 있다.

"에스트라공이 여성적인 인물이라면 블라디미르는 남성적인 매력을 지닌 인물이죠. 보이스 컬러와 행동선 등에사 다소 과격한 성격을 구축하는 게 재미있어요."

송영창은 헌바지와 구두를 신고 에스트라공(안석환)과 함께 앙상한 나무가 한그루 서 있는 시골길에서 오지 않는 고도를 갈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맛깔스럽게 보여준다.

이번 산울림의 무대에서 극중 인물들이 내포하고 있는 기다림은, 원작자 베케트의 기다림인 인간구원의 메시지를 충분히 보여준다. 17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 금 토 오후 4시, 7시30분. 일 오후 3시. 334-5915

<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