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남존여비'언제까지
기사입력 1996년 03월 02일 16시 17분
국내 유일의 국제유도대회인 성곡컵대회와 국내 최고(最古)의 국제스키대회인 용평컵대회의 영문표기 타이틀은 똑같은 단어로 끝난다.
`포 맨(For Men)'
두 대회 모두 남자대회인 까닭이다.
희한한 일은 아니다.
유도종주국 의 쇼리키컵대회도 남자대회다.
기문의 난이도와 코스의 길이를 성별에 따라 조정하는 알파인스키의 경우, 남녀대회를 따로 벌이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그러나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여자부 경기가 통합된 것(87년)은 올해로 10년째.
A급 오픈대회가 연달아 펼쳐지는 유럽의 각종국제대회에선 남녀부 경기가 함께 벌어지며 쇼리키컵을 여는 은 후쿠오카 국제유도대회라는 여자들만의 경기도 개최하고 있다.
세계스키선수권이나 월드컵시리즈 역시 여자대회를 거의 똑같은 규모와 열성으로 벌이고 있다.
시설이나 행정적인 면에서 국제적인 수준에 올라있는 국내 경기종목은 드물다.
경기력이 이미 세계정상에 도달한 종목들도 대부분 "척박한 풍토에서 기적을 일궈낸" 우리의 입장에서 `우먼파워'란 지나치게 미래형 주제일지도 모른다.
보채지 않아도 성곡컵에 여자부 경기가 생기고 국내 최초의 국제여자스키대회가 탄생할 날도 머잖아 올 것이다.
비록 천천히나마 한국스포츠도 세계적인 추세대로 전진해왔으니까.
아직은 때가 아닐까.
한국스포츠의 위상을 견인해온 태극낭자군의 얼굴을 떠올리며 "벌써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김칫국'이라도 마셔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