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화재 난 국립한글박물관의 임시 전시실 유치 추진

기사입력 2025-04-01 16:29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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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놀이터·한글문화글로벌센터 조성에 속도…"한글문화거점도시 도약"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세종시가 한글 관련 기관을 잇달아 유치하거나 유치를 추진하면서 한글문화 거점도시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1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화재로 전시가 불가능해진 용산 국립한글박물관 측에 유물을 전시·보관할 임시 상설 전시실 설치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글박물관도 세종에 임시 전시실을 설치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글박물관은 지난 2월 1일 증축 공사 중 불이 나 3층과 4층이 전소했다.

화재 복구까지 약 3년 6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전시실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글박물관은 한글 관련 문헌 자료 등 8만9천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월인석보 권9, 10'과 '정조 한글어찰첩', '청구영언' 등 9건이 보물로 지정돼 있고 '삼강행실도(언해)' 등 4건은 시도유형문화유산이다.

세종시가 제안한 한글박물관 임시 전시실은 조치원역 인근 건물로 전해졌다.

시는 전국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한글을 주제로 문화도시에 선정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글박물관 전시실 유치에 나서는 한편 기획재정부 등과 예산 확보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시는 임시 전시실 유치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세종동 박물관 단지에 국립한글박물관 분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한글과 한류를 총괄하는 복합문화단지인 '국립 한글문화 글로벌센터'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월 세종시 조치원을 방문해 한글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시설을 많이 설치해 달라는 주문을 하면서 사실상 한글문화 글로벌센터 유치가 확정된 것으로 시는 판단하고 있다.

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글문화 글로벌센터의 구체적인 입지와 입주 기관, 예산 지원 규모, 운영 프로그램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조치원 세종문화예술회관에는 한글 놀이터 세종관이 들어선다.

한글 놀이터 세종관은 한글박물관의 한글 놀이터처럼 어린이들이 한글을 이해하고 한글로 다양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시와 한글박물관은 10억8천만원을 투입해 세종문화예술회관 지하 1층에 올가을까지 약 300㎡ 규모의 한글 놀이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활자본 '월인천강지곡 권상'(月印千江之曲 卷上)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세종시는 오는 24일 월인천강지곡의 소유권을 가진 교육출판 전문기업 미래엔과 월인천강지곡을 세종시에 기탁한다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할 예정이다.

시는 월인천강지곡을 기탁받으면 내년 말 완공되는 세종시립박물관에 상설 전시관을 마련해 일반 시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한글문화 정책·진흥·기반 업무를 담당하는 '한글문화도시과'를 신설했고, 한글문화도시 사업을 전담할 '한글문화도시센터'도 설치했다.

최민호 시장은 "한글문화도시는 행정수도, 정원도시, 박물관도시와 함께 세종시의 미래 비전 중 하나"라며 "한글박물관 전시실이 설치되고 한글놀이터와 한글문화글로벌센터가 조성되면 세종시는 명실상부한 한글문화거점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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