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K뷰티가 한류효과에 힘입어 재도약하고 있다. 지난 1∼2월 한국의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보다 36% 상승했을 정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한국의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2% 증가한 15억1500만달러(약 2조415억원)로 집계됐다.
이 중 1위를 차지한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17.7% 늘어난 4억1800만달러(약 5633억원)였다.
전년 대비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 2010년 166.6%(3억2900만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2014년(95.2%·5억9500만달러), 2015년(99.2%·11억8500만달러)에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한령이 본격화한 2016년 증가율이 33%로 꺾였고, 2022년과 2023년에는 연속으로 26%, 23.1% 감소했다. 연간 수출액 역시 2021년 48억7900만달러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 추세다. 올해 들어 대중국 화장품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기능성·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소폭 상승하는 것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미국과 일본으로의 수출 증가세는 가파르다.
지난 1∼2월 미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2% 늘어난 2억4300만달러(약 3274억원)로 중국에 이어 2위였다. 미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에도 12억14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8억3900만달러)보다 44.7% 올랐다. 화장품 수출에서 미국 비중은 2019년 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5월에는 누적 12%로 성장했다.
3위를 기록한 일본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올해 1∼2월 지난해보다 31.3% 증가한 1억5400만달러(약 2075억원)였다. 특히 일본에서는 한류의 일상화와 함께 한국 화장품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일본 내 점유율은 2022년 23.4%를 기록해 화장품 강국인 프랑스를 처음으로 제친 바 있다.
업계에서는 K뷰티 수출이 다시 한번 비상하기 위해서는 중국, 미국, 일본 등 대규모 수출국 뿐 아니라 아세안, 대양주 등 신시장 공략에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K콘텐츠의 인기로 한국 화장품을 비롯해 한국식 화장법이 인기를 끌고 있는 아세안 지역은 할랄 인증 제품을 앞세울 경우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올해 1∼2월 수출액이 3200만달러(약 431억원)로 9위에 그쳤지만, 증가율은 210.7%로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았다. 베트남도 명절 선물 수요로 올해 1월 수출이 84.4%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화장법에 대한 영상 콘텐츠들이 아세안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유망시장으로 뽑힌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기는 관광객들의 한국 화장품 소비에서도 드러난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1~2월 동남아시아 국적 개별 관광객의 뷰티(화장품·향수) 매출이 2019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은 계속되는 한류 열풍이 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K팝, K드라마 등으로 시작된 호감이 한국 미용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연스럽고 연한 한국식 화장법과 자연 성분을 사용한 '클린뷰티'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