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대상과 대출한도 등 조건이 완화된 영향을 받았은 것으로 보인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집에 계속 살면서 평생 연금 방식으로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가입 조건 충족 여부는 담보 주택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월 지급금은 담보 주택의 시세를 기준으로 각각 산정된다.
지원건수 1200건 대비 7%가량 확대됐다. 신규 보증공급액은 지난해 10월~11월 기준 월평균 2조1000억원 규모로 같은 해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1조8000억원 규모와 비교해 18%가 늘었다. 월평균 지급액도 지난해 10~11월 171만원으로 같은 해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146만원과 비교해 17%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12억원을 초과한 주택 보유자의 주택연금 가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입 대상과 총 대출한도를 변경한 지난해 10월 12일부터 11월 말까지 사이 주택연금 신규 가입은 2364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담보 주택 시세 기준 12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가입은 299건으로 전체 12.6%에 달한다. 지난 2022년 같은 기간 주택연금 신규 가입 2525건 중 12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경우가 51건(2%)안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공시가격 12억원 주택의 시세는 약 17억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연금에 신규 가입한 시가 12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 중 상당수가 새로 가입 대상에 포함된 이들인 셈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체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3억78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연령은 72.1세, 평균 월 지급금은 120만6000원이었다.
지난해 주택연금의 가입자 연령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빈곤율이 높은 70~80대 고령층의 가입 비중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주택연금 지원 대상자 평균연령은 72.1세로 2022년 70.9세 대비 상승했다. 80세 이상 지원 비중은 지난해 19.5%로 2022년과 비교해 15.6% 늘었다.
유형별로는 가입자 사망 시 배우자의 안정적인 연금 수령이 가능하며, 보증금 있는 임대차가 있어도 가입이 가능한 게 장점인 신탁방식이 2021년 도입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신탁방식 가입 비율은 43.5%로 2021년 40.8% 대비 늘었고, 전체 지원수 중 총 44.5%가 신탁방식으로 지원됐다.
정부는 노후생계 대비를 위한 안전판으로서 주택연금 관련 제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꾸준히 제도 보완 및 혜택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인구 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소득이 낮으신 분들이 가지고 있는 주택으로 노후 생계를 걱정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주택연금 제도가 우리 사회의 안전판으로 정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많은 분이 더 큰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개선이 이뤄질 수 있게끔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