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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어느 덧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 겨울이 성큼 다가 온 이 계절 해외 경마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축제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멜번컵' 경주는 잔디주로에서 펼쳐지며 3세 이상 오픈, 경주거리 3200m 경주다. 이번 162회 '멜번컵'의 우승마는 호주의 6세 경주마 '골드 트립(Gold Trip)'이었다. 출전마 중 가장 무거운 부담중량(57.5㎏)으로 출전한 '골드 트립'은 경주 내내 하위권에 머물다가 마지막 코너부터 추입에 나서며 결승선 전방 300m에서 역전해 우승을 따냈다. 3위는 '에미세리(Emissary)', 3위는 '하이 이머션(High Emocean)'이 경주 막바지에 추입을 노렸으나 '골드 트립'을 따라잡기는 어려웠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호주마가 차지했으며 인기마였던 영국의 '도빌 레전드(Deauville Legend)'는 4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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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상금 600만 달러(한화 약 85억 원)를 두고 펼쳐진 격전에서 승자는 4세마 '플라이트라인(FLIGHTLINE)'이었다. 경주 초반은 출발번호 2번을 배정받은 '라이프 이즈 굿'이 선행에 나서며 경주를 이끌었다. 바깥쪽에서 4번 '플라이트라인'이 따라 붙으며 두 경주마가 8~9마신 가량 후발 주자들과 차이를 두며 앞서 나갔다. 이후 '플라이트라인'이 3, 4코너 구간에서 따라 붙은 후 마침내 결승선 직선주로 초입에서 '라이프 이즈 굿'을 제치며 선두로 등극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은 2분 00초 5. 2위를 기록한 '올림피아드(Olympiad)'와 8마신차로 압도적인 격차로 승리를 따냈다. 경주 종료 후 '플라이트라인'의 마주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며 감동과 환희의 순간이 절묘하게 포착되기도 했다.
올해 왕좌에 등극한 '플라이트라인'은 3세 중반에 늦은 데뷔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이전 다섯 경주에 출전해 전승을 기록하며 무시무시한 저력을 보였던 경주마로 지난해 챔피언인 한국마사회 '닉스고'가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을 계기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라섰던 만큼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