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유가·정제마진 동반 급등에 '함박 웃음'…불확실성 따른 긴장의 끈 놓진 못해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2-02-08 08:35 | 최종수정 2022-02-08 09:25


지난해까지 지지부진했던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정유사들의 올해 실적에 '청신호'가 켜진 것.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 폭이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유가와 마진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역시 여전히 존재해, 정유업계는 긴장의 끈을 완전하게 놓지는 못한 분위기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7.5달러로 전주보다 1.1달러 상승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1년 새 3∼4배 증가한 것이다.

정제마진이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통상 배럴달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은 코로나19 여파로 석유 수요가 급락하면서 2021년 상반기까지 배럴당 1~2달러 수준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제마진은 회복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국제유가도 함께 급등하면서 정유사 입장에서는 겹호재를 맞고 있다.

이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2020년과 달리 2021년에는 합산 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실적이 공개된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2조3064억원, 1조142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유가·정제마진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져 실적 개선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올해 영업이익을 2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정유업계는 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이 반드시 호재만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지정학적 문제 등 단기 영향으로 급등한 유가는 언제든 다시 떨어질 수 있고, 석유제품 가격이 너무 오르면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유가는 오르는데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정유사들은 비용 부담이 커져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환율이 오르면 비싸게 원유를 사는 데다 환차손까지 발생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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