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피부가 열기를 느끼고 체온이 37℃보다 높게 올라가면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땀은 우리 몸에서 체온을 조절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며 피부도 윤기 있게 만들어 준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정진용 교수의 도움으로 다한증의 원인 및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정리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땀 하루 2~5ℓ 이상 흘린다면 다한증 의심해야
날씨가 더워지거나 운동을 해 체온이 올라가면 인체의 체온 조절 중추인 시상하부에서는 열(熱) 손실 신호를 내보낸다.
그러면 교감신경은 신경전달 물질을 분비하고 이에 자극을 받은 땀샘이 땀을 분비한다. 땀은 수분과 노폐물을 배출하고 열을 식혀 체온을 내려가게 한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이 지나치게 땀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에 600~800㎖의 땀을 흘린다. 보통 컵 3~4잔 정도다. 여름에는 1~1.5ℓ의 땀을 흘린다.
반면 다한증 환자는 하루에 약 2~5ℓ 정도의 땀을 흘린다.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국소 다한증과 전신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원인에 따라서는 일차성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눈다. 일차성(원발성) 다한증은 실온 34℃이상의 온도나 긴장 등의 감정 변화, 교감신경의 변화에 의해 발생한다. 이차성 다한증은 내분비 질환(갑상선 기능 항진증, 당뇨, 뇌하수체항진증, 폐경), 신경계 질환(파킨슨병, 뇌혈관질환, 척수손상), 암(백혈병, 림프종, 신장암), 결핵, 가족력, 비만 등 원인이 다양하다.
일차성 다한증은 땀이 많이 나는 부위가 손, 발, 겨드랑이, 얼굴 등 국소부위 한군데를 포함하거나 ▲가족력 ▲젊은 나이(25세 미만) ▲양측성(좌우 대칭적) ▲1주일에 1회 이상 과도한 땀 분비 ▲밤에 잘 때는 정상 등 6가지 증상 중 2개 이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한증의 빈도는 주로 손바닥이나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에서 많이 나타난다.
정 교수는 "다한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사회생활을 힘들게 하면 치료, 관리가 필요하다. 다한증은 원인이 다양하고 증상 정도에도 차이가 있어 원인과 상태에 맞게 접근해야 개선 효과가 좋다"며 "이차성 다한증과 같이 특정 질환이 원인이면 다한증 치료와 더불어 원인 질병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상성 다한증, 미리 경험해 보고 수술 여부 결정
다한증의 비수술적 치료방법에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이온영동치료, 보톡스(주사) 시술 등이 있다. 바르는 약은 국소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안전하며 바르기 쉬운 장점이 있다. 그러나 효과는 일시적이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먹는 약은 전신 다한증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입 마름, 안구 건조, 변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녹내장 및 전립선비대증 치료약과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이온영동치료는 수돗물에 전기를 살짝 흘려줘 손이나 발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보통 7회 이상 치료를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부작용이 없는 장점도 있다. 보톡스 시술은 겨드랑이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짧은 시술 시간과 빠른 회복이 장점이다. 효과 기간은 6개월 정도로 반복해서 시술이 필요하다.
보통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해보고 증상 개선이 없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 수술적 치료(교감신경절제술)를 고려해야 한다.
흉강경 수술법인 교감신경절제술은 특히 손 다한증 환자에게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칫 땀이 거의 나지 않아 손이 너무 건조해지는 '무한증'이 발생하거나 재발 가능성도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보상성 다한증인데, 이는 손이나 발에 땀이 나지 않는 대신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보상성 다한증은 수술 후 70~80% 환자에서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대부분 수술 결과에 만족한다. 반면 20~30% 환자는 심하게 나타나 불만족하거나 후회하기도 한다.
이때 시술을 통해 교감신경절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보상성 다한증을 일시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보상성 다한증 예측시술은 국소마취 하에 흉강경을 통해 약물주사로 다한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이다. 이는 수술했을 때와 거의 같은 효과가 1~7일 정도 지속된다.
정 교수는 "보상성 다한증에 대한 치료법은 매우 어렵고 수술 전 상태로 되돌아가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교감신경절제술은 의료진과 잘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실망하거나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조절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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