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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승부수 통할까, 이종산업간 시너지 효과 과연? 업계 회의적 시선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19-10-31 07:58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렌탈 전문업체인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선 것. 이종산업 간 융합 비전 현실화를 바탕으로 영업이익 극대화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방 의장은 2020년까지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8000억원 목표 달성이란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게임산업만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게임업계 1위이지만 주력사업인 게임산업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2020년까지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는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영업이익 확대를 위해선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함께 꾀해야 한다. 넷마블은 구독경제와 스마트홈 사업 진출을 바탕으로 영업이익 극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스마트홈 사업이 넷마블의 영업이익 목표 달성까지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국내 스마트홈 산업 진출 업체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넷마블과 코웨이 간 사업 간극이 큰 만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의 여부도 불투명하다.

게임+구독경제, 시너지 효과 '글쎄'

지난 14일 게임업체 넷마블이 웅진코웨이의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유력 우선협상자 후보로 언급됐던 SK네트웍스와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 중국 가전회사 하이얼 컨소시엄 등은 모두 본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는 '의외'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게임과 렌탈의 사업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 넷마블 측은 웅진코웨이 인수에 대해 "구독경제 산업 진입은 신성장 동력 마련 차원의 일환임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사실 넷마블은 최근 신성장 동력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방 의장은 지난 2016년 3월 임직원 워크숍에서 넷마블을 글로벌 톱5 모바일 게임회사로 성장시키기 위해 "2020년까지 연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5 게임사에 진입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정체를 보이고 있고,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업종 특성상 2020년까지 게임 산업만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숫자만 놓고 봐도 넷마블에게 있어 코웨이는 상당히 매력적인 인수대상이다.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2020년 매출 목표 5조 달성과 국내 게임사 매출 1위 기업으로의 도약은 어려움 없이 이뤄낼 수 있다.

넷마블의 2018년 연 매출은 2조213억원, 영업이익 2417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16.6%, 영업이익은 52.6% 감소했다. 이와 달리 코웨이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코웨이의 지난해 연 매출액은 2조7073억원, 영업이익은 5158억원을 기록했다.

모든 것이 긍정적인 건 아니다. 매출 달성과 달리 영업이익 목표 달성은 넷마블이 풀어야 할 숙제다.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를 바탕으로 구독경제와 스마트홈 사업 진출, 영업이익 극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 시장은 디바이스간 연결성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서비스인 만큼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이 매력적인 사업 분야중 하나다. IT기술 발전 등을 바탕으로 급격한 성장세도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2019년 하반기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이 2015년 575억달러(68조원) 규모에서 2019년 1115억달러(132조원) 규모로 연평균 19% 이상 성장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IHS마킷도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를 오는 2023년 1920억 달러(한화 약 227조1936억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는 2019년까지 국내 시장 스마트홈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을 21.9%로 예상했다.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로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구독경제 형태로 공급하고자 하는 비즈니스를 그리고 있다"면서 "일정 요금을 받고 가전을 렌탈하는 코웨이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넷마블의 스마트홈 제품 공급 및 운영 IT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게임과 구독경제 산업 간 융합이 객관적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아직까지 국내 스마트홈 산업이 초기라는 점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예단하긴 힘들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이동통신 3사 등도 스마트홈 서비스를 미래 신성장동력 카드로 내세우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고, 게임 유저들을 스마트홈 서비스 이용자로 흡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스마트홈 산업은 주 타깃층이 30~40대 주부다. 넷마블을 이용하는 고객층은 20~40대 남성층으로 이들 간에는 다소 차이가 존재한다. 또 게임 산업의 경우 스마트홈과 같은 가구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 타깃이 집중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입해야 할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을 단기간에 극대화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김재원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사원은 이와 관련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이지만 향후 넷마블-코웨이가 추진하고자 하는 스마트홈 사업 방향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전망을 말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번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 배경이 모호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인식 속 코웨이가 렌탈 회사라는 인식이 강한 것도 회사 간 시너지 효과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일부에서는 "단순히 수익 창출이 예상되는 기업을 인수했을 뿐인데, 정당성 부여를 위해 가전 렌탈 회사인 코웨이를 실물구독경제 1위 기업 타이틀로 혁신적인 4차산업 이미지를 씌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넷마블, "우선협상대상자일 뿐 정해진 사안 없어"

서장원 넷마블 투자전략&커뮤니케이션담당 부사장은 지난 14일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일 뿐 사업 방향성은 인수 후 결정될 사안"이라고 답했다. 코웨이 측도 "진행되는 사안에 대해서 아직까지 말씀드릴 것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편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학교 교수)은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그는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 행보에 대해 게임업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게임산업 이탈의 시그널이라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넷마블은 그러나 이번 인수합병 이유가 게임 산업 성장 침체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번 투자 진행에 대해 "게임산업의 한계나 성장 불확실성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체적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현재 게임산업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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