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는 '폴더블스마트폰(폴더블폰)'이 될 전망이다. 현재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가장 먼서 시장에 제품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언팩에서 갤럭시폴드를 공개했다. 출시 예정일은 북미 기준 4월 26일이며, 국내에는 5G 버전으로 5월초 선보인다. 반면 최대 경쟁사인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 일정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특허청에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신청했다고는 하지만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약이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도 G5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기존 스마트폰과 크기와 모양 및 운영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콘텐츠 부재·내구성·소프트웨어 안정성 등은 갤럭시폴드 흥행을 위해 삼성전자가 풀어내야 할 숙제다. 높은 가격과 더불어 높은 가성비를 자랑하는 중국 업체들의 견제도 문제다.
잔치는 끝났다, 샴페인 터뜨리기도 전에 시작된 중국의 거센 추격
2월 20일로 시계추를 돌려보자. 장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 이날 공개된 갤럭시폴드는 스마트폰 성장을 이끌어 낼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IT 업계에서 늘 강조했던 '혁신'을 제대로 표현한 제품이라는 게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같은 평가를 예상한 듯 보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삼성전자의 최대 졍쟁사인 동시에 혁신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애플이 위치한 곳이다. 애플의 안방에서 언팩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혁신의 땅에 '혁신은 삼성'이란 깃발을 꼽고, 자신감을 표현한 일종의 세리모니에 가까워 보인다.
다만 폴더블폰으로 갤럭시폴드가 단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불과 나흘만에 끝났다.
2월 24일(현지시각) 중국 업체 화웨이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MWC2019에 하루 앞서 '메이트X'를 공개했다. 메이트X는 갤럭시폴드의 인폴딩 형태와 다른 아웃폴딩 방식의 폴더블폰이다. 아웃폴딩 방식은 인폴딩 방식보다 쉬운 기술이지만 접었을 때 두께와 무게를 낮출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화웨이는 메이트X 공개 당시 삼성전자를 겨냥해 갤럭시폴드 대비 두께가 얇고 무게가 가볍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펼쳤을 대 화면크기가 8인치로 갤럭시폴드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이뿐아니다. 중국 업체인 샤오미의 경우 아직 정식 공개행사는 진행하지 않았지만 지난 1월 콘셉트 형식의 폴더블폰 영상을 갤럭시폴드 공개 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의 샴페인이 터지기도 전에 중국이 무섭게 뒤를 쫓아오는 형상"이라며 "테크놀로지적 측면에서 신기원을 열었다고 안도하기엔 결코 상황이 좋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0대에겐 그림의떡, 40대에겐 불편한 장식품?
갤럭시폴드 흥행을 위해선 가격적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갤럭시폴드의 국내 예상판매가는 230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에선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구매 관련 심리적 마지노선은 최근 120~130만원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2년 전 100만원 안팎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갤럭시폴드의 예상 판매가는 심리적 마지노선과 앞자리가 다르다.
갤럭시폴더는 넓은 화면을 이용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디어 서비스의 핵심 이용층은 10~20대다. 넓게보면 30대까지 포함될 수 있다. 40~50대의 미디어 서비스 이용도 늘고 있지만 이 연령대의 사용량을 넘어서긴 힘들다. 갤럭시폴드의 주 구매대상은 10~30대라는 얘기다. 10~30대에게 있어 200만원 이상의 스마트폰 구매비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갤럭시폴더의 장점으로는 현재까지 넓은 화면을 이용해 동영상과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전부다. 비슷한 스펙의 갤럭시S10 판매 가격이 100만~140만원에 형성된 점은 10~30대가 갤럭시폴드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를 별도로 구매하는 것이 가성비적 측면에선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40~50대에게도 갤럭시폴드는 크게 어필하기 힘들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동영상 등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10대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므로, 거금을 내놓고 선뜻 구매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엔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 된 외형이 주목을 받으며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이 활성화된 이후 구매해도 늦지 않는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갤럭시 시리즈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S펜 등의 적용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폴더블폰 초기 모델의 테스터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갤럭시폴드가 흥행하기 위해선 소프트웨어 안정화도 중요하지만 가격에 있어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 극복하는 게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 전했다.
갤럭시폴드만의 킬링 콘텐츠가 없다?
갤럭시폴드에는 세계 최초로 7.3인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인폴딩 방식으로 접었을 대 4.6인치의 커버 디스플레이를 갖춘 스마트폰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대형 화면의 경우 분할을 통해 사용할 수 있고,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화웨이 등의 추격을 여유있게 따돌리기 위해선 이보다 더 확실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디자인 등 외형적인 부분은 쉽게 따라올 수 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 격차 확대가 필요한 것. 누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사용성과 인터페이스 환경, 앱의 호환성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형태의 소프트웨어 사용 환경 구축이 필요한 만큼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다중멀티작업을 위한 앱과 콘텐츠 간 호환성 확대가 숙제로 꼽혀왔다. 갤럭시폴드를 펼쳤을때 때 화면에 사다리꼴 노치(카메라등 센서를 위치시켜 사용할 수 없는 화면)가 있어 4:3 화면비율의 동영상을 세로로 사용할 경우 문제가 없지만 가로로 즐길 경우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대화면을 통한 동영상 이용시 화면 비율이 게임과 동영상 제작 비율이 달라 몰임감을 방해할 수 있다.
갤럭시폴드 대화면의 가로세로 비율은 4: 3이다. 일반적인 영상 화면 비율은 16: 9, 최근 스마트폰·텔레비전·태블릿의 화면 비율이 16:10 비율이다. 작은 차이로 볼 수 있지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 이용 시 비율 차이에 따라 대화면의 위아래 레더박스 공간이 넓게 발생하고, 모바일 게임에도 비슷한 상황으로 넓은 화면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갤럭시폴드만의 킬링 콘텐츠 개발도 시급하다. 펼쳐진 화면에서 즐길 만한 콘텐츠가 없다면 기술을 바탕으로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장치로 전락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 출시 전까지 단점으로 꼽혀온 부분 개선에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정의석 삼성전자 부사장은 "갤럭시폴드는 8년에 걸친 연구개발 역량을 집약해 만들어낸 제품으로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재창조하는 수준으로 새롭게 설계했다"며 "사용자들에게 의미 있는 사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하고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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