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먹을 줄만 알았던 새우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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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과 새우는 대형마트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하며 생명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류에는 노랑이새우, 체리새우, 블루벨벳새우 등이 있으며 마리당 가격은 2000원에서 5000원대로 가격이 저렴하다.
비 쉬림프는 레드비(CRS·Crystal Red Shrimp), 블뤠(CBS·Crystal Black Shrimp), 블랙킹콩, 레드킹콩 등 분양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관상용 새우들이 대부분 포함된다.
그만큼 키우는 난이도는 생이과 새우보다 다소 높으며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새우의 특징·상태에 따라 마리당 3000원에서 수 백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CRS새우' 동호회 대표인 손성호씨(한국줄넘기연맹 줄친구 '점프점프' 회장)는 "애완새우가 국내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기인 10년전에는 일부 관상용 새우의 경우 마리당 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CRS새우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했는데 이때 '족보' 개념의 혈도 존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4년여전 만들어진 이 동호회에는 현재 약 600여명이 가입돼 있으며 주 연령층은 30~50대, 남성 회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CRS새우를 키우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손 대표는 "개인 수족관 사업을 하면서 여러 관상어들을 접하다가 우연히 CRS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에 빠졌다"면서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다른 이들과 관련 정보를 나누고 싶어 순수 동호회까지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1~2㎝ 크기의 CRS새우 수 십, 수 백마리가 펼치는 군무는 수족관 속에 꽃들이 피어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CRS새우가 지니는 특성인 빨간색과 흰색의 조화가 이뤄낸 한 폭의 그림인 셈.
특히 수초의 초록색과 바닥에 깔려있는 자갈의 검은색과 대비를 이뤄 치명적인 컬러의 매력을 뽐낸다.
이같은 점이 CRS새우를 키우는 묘미라는 게 손 대표와 동호회의 설명이다.
은은한 조명이 비춰지는 물속에서 노니는 새우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마음의 평안과 안식을 준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또한 새우의 번식과 성장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어린 자녀들에게는 정서적 교육도 가능하다.
실제 CRS새우를 키우고 있다는 김 모씨는 "새우를 분양받아 키우는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뿐만아니라 생명의 소중함까지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항이나 수족관에서 물고기나 새우 등을 기르는 취미활동을 가리켜 흔히 '물 생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CRS새우를 분양하면서 얻게 되는 수익, 즉 재테크도 가능하다.
CRS새우의 수명은 대략 1~2년 가량이며 태어난 지 6~7개월이면 30~50개의 알을 품고 어린 치비를 번식한다.
마리당 2000~3000원 정도에 분양받아 키우다가 번식과정에서 독특한 색이나 모양 등이 나올 경우엔 마리당 3만~4만원에서 30만~40만원까지 치솟는다. 심지어 마리당 300만원에 거래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따로 시장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간 합의에 도달해야만 거래가 성사된다.
CRS새우는 갑피의 두께가 두껍고, 무늬와 색깔이 분명할수록 '몸값'이 높다. 특히 흰색의 몸에 빨간색이 무늬가 통일성을 갖고 분포될수록 비싼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새우의 마려(머리 윗부분에 나타난 점 2개)가 쌍으로 대칭을 잘 이루면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수입원에 너무 치중할 경우 취미로서의 의미는 퇴색되고 또다른 스트레스로 변질될 수 있다고 손 대표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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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S새우를 키우기 위해서는 수조, 여과기, 온도계, 냉각기, 조명기, 바닥재 등이 필수다.
애완새우는 특히 고온에 취약하기 때문에 물 온도는 23~24도를 유지해 줘야 한다. 여름에 자칫 물 온도가 28도를 넘어가면 새우들이 집단 폐사될 위험성도 크다.
수질 관리 또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수조에서 새우가 서식할 수 있는 물로 만들어 주는 것을 이른바 '물 잡이'라고 부르는데, 그 과정은 짧게는 15일, 길게는 1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손 대표는 "일반적으로 수돗물을 받아 빈 수조에 넣고 1개월 이상 수초를 키우면서 물만 돌린다"며 "수초가 안정적으로 자라는 모습을 본 뒤 그때 새우를 넣는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소량의 물을 아주 조금씩 투입해 증발된 만큼의 물의 양을 맞춰주면 된다고 그는 전했다. 이는 새우가 점차 수질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새우들의 먹이는 전용 사료가 있긴 하지만 수초나 수조에 낀 이끼 등이 가장 친환경적인 먹이다.
손 대표는 "초기에 새우를 키울땐 진주 가루부터 비타민 등 영양제까지 온갖 먹이를 만들어 먹였다"면서 "하지만 이는 부업의 목적으로 새우를 키웠기 때문이지 취미활동이라면 수초 등에서 자라난 이끼 정도면 먹이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분양 과정에서 새우들을 옮길땐 나름의 '비법'도 존재한다.
튼튼한 비닐봉투에 수초를 넣고 물을 가득 채운다는 것. 다른 열대어의 경우엔 물반 공기반을 넣는 것과 달리 새우는 공기없이 물만 채워야 한다.
이는 이동시 물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수초를 넣는 이유 역시 새우들이 잎에 붙은 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다.
때로는 저온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스팩을 함께 넣어 포장 하기도 한다.
막 분양받은 새우를 수조에 그냥 풀어놓으면 새우가 쇼크를 받아 죽을 수도 있다. 비닐봉지에 작은 구멍을 여러 군데 뚫어 수조에 넣어두면 새우들이 점차 안정적으로 물에 적응하게 된다. 이 과정을 '물맞댐'이라고 부른다.
손 대표는 "CRS새우를 키우고 바라보는 재미로만 본다면 만족할만한 취미활동임에는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재테크로 접근하게 되면 대단한 노력과 정성이 아니면 힘든 과정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취미로 키운다해도 중간 중간 분양을 하면 사료값 정도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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