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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원전 사고' 후쿠시마산 라멘 판매로 구설…과도한 '미끼' 할인행사도 논란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18-12-04 08:53


바람 잘 날 없는 홈플러스다.

몇달전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의 대량 해고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홈플러스가 이번엔 소비자는 뒷전인 채 수익성에만 급급해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났던 일본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라멘(라면)을 버젓이 팔고 있는 것. 특히 원산지 표시는 일본어로만 돼 있고 한글 표시사항에는 빠져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홈플러스는 최근 과도한 '미끼용' 마케팅으로도 도마에 오르는 등 잇달아 구설에 휩싸이고 있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후쿠시마산 제품 판매 사실은 한 네티즌에 의해 최근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온라인 일본 여행 카페에 "홈플러스에서 후쿠시마산 라멘을 판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일파만파 퍼져나간 것. 제품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이 소비자는 "일본산 라멘 제품의 생산지를 확인해보니 후쿠시마산이었다"며 "일본어 전공이라 읽을 줄 알아서 망정이지 한글설명서엔 후쿠시마 얘긴 한 글자도 없다"는 내용의 후기를 올렸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에서도 검역 절차와 기준 등을 강화하고 있으나 후쿠시마산 재료를 사용한 제품이나 후쿠시마에서 제조된 상품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는 국내외에서 여전히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불안 심리를 의식한 탓인지 실제 이 라멘의 제품 정보를 자세히 보면 한글 표기의 경우 '일본산'이라고만 언급됐다. 일본어로 표기된 제품 설명서에만 생산지가 후쿠시마를 뜻하는 '福島'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같은 정보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특히 문제 삼는 부분은 홈플러스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품 안전성에 자신이 있다면 당당히 후쿠시마산이라는 한글어 표기를 했어야 하지 않냐. 소비자의 알권리는 보장하지 않은 채 물건 하나라도 더 팔아보겠다는 생각뿐이냐"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제품 판매 중단을 결정하는 '뒷북 대응'을 보여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라멘은 일본 후쿠시마현 기타카타시 공장에서 생산된 상품으로 사고지역과는 100㎞ 이상 떨어진 곳"이라며 "수입단계부터 방사능 피폭 검사를 마쳐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상품들이지만, 고객 안심 차원에서 해당 상품들은 현재 모두 판매중지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일부터 전 매장에서 해당 제품은 철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홈플러스는 최근 대대적으로 광고를 한 '창고 대개방' 할인 행사로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강력한 할인 한방' '할인 몰아주기' 등 화려한 광고 문구가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이 행사는 수입맥주 밀러캔 24개를 단돈 9900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캔 당 420원에 수입맥주를 살 수 있다는 사실에 '혹'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그러나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매장 오픈하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일찍이 관련 상품이 매진되는 바람에, 헛걸음을 하게 된 것이다. 알고 보니 대대적인 할인행사라는 선전문구가 무색하게 홈플러스는 점포당 불과 20박스만을 준비했던 것이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소비자들은 '아무리 미끼용 행사라지만, 동네 슈퍼마켓도 이런 식으로는 안하겠다' '기업 마인드 정말 너무하네' 등의 비난 글을 올리면서 홈플러스에 대한 실망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측은 "140개 모든 점포에서 1일간 진행하는 행사로 고객들께서 이 정도로 많이 사랑해주실지 좀 더 세심하게 고민하지 못한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부터 홈플러스를 이끌고 있는 임일순 사장 체제에서 홈플러스는 수익성을 전면에 내세운 정책을 고수해왔다. 올해 상반기 동김해점과 부천중동점 폐점 결정과 5월 40개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설립 추진, 성과급 미지급 사태, 보안업체 등 외주업체 총 1800여 명이 연내 계약종료 등으로 인해 노사관계 또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이 수익성 극대화를 지상 최대의 과제로 놓고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임 사장의 경영 방침이 맹위를 떨치면서, 소비자를 위한 고민은 어느새 뒷전이 되어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 입장에선 앞서 논란들이 어찌 보면 사소한 실수라 넘길 수 있겠으나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하는 큰 사건이 될 수 있다"며 "창사 21년 만에 CI까지 바꾼 홈플러스가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면서도 정작 지켜야할 기존 충성 고객을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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