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패션 산업의 숨은 공신, 세일즈 에이전트 이민혁

이종현 기자

기사입력 2017-04-18 21:46


사진=셀럽스픽

[스프초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기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패션 산업을 뒷 받침하는 직업이 있다.

화려한 패션계 이면에 그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바로 브랜드의 의상이 실제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세일즈 에이전트다. 패션쇼 등으로 대중과 직접 접촉이 있는 디자이너, 모델과 달리 세일즈 에이전트들은 편집샵이나 백화점 같은 유통망의 바이어들과 주로 접촉하기 때문에 대중이 인지하지 못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사진=서울패션위크
하지만 패션계에서 이들의 역할은 지대하다. 아무리 멋지고 예쁜 옷이라도 판매가 이뤄지지 않으면 브랜드가 생존할 수 없기 때문. 세일즈 에이전트들은 각국에서 오는 바이어들을 상대하기 위한 외국어는 물론, 가격 책정, 의상을 배송할 때 필요한 무역에 대한 지식까지 패션 산업의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알아야할 것도 많고, 또 할 일도 많은 세일즈 에이전트 중 기존에 없던 브랜드 컨설팅까지 도맡아하는 에이전트가 있다. 바로 빅터 서울의 이민혁 에이전트. 그는 기존의 세일즈 에이전트의 업무에 브랜드가 어떤 국가에 어울릴지, 어떤 가격 전략이 좋을지, 심지어 원단까지도 상담해 주는 독특한 세일즈 에이전트다.

한국에선 아직 익숙하지 않은 세일즈 에이전트라는 직업에 브랜드 컨설팅까지. 이색적인 행보로 한 시즌 만에 이례적인 성장률을 보인 그와 브랜드들. 세일즈 에이전트 이민혁을 만나 패션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진=초요

사진=더룸
- 세일즈 에이전트의 길을 걷게된 계기가 궁금하다.

디자이너 브랜드 매니저로 근무할 때 광저우 패션 행사에 참여했다. 그때 다른 브랜드들 관계자들이랑 다양한 분들이 '세일즈를 잘한다. 전문적으로 해보는건 어떠냐'고 많이 이야기 했다. 그러던 와중에 근무하고 있던 브랜드에 한계를 느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 직업으로써 세일즈 에이전트는 어떤 매력이 있나?

한국 브랜드를 해외에 알렸다는 점에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 내가 맡은 브랜드 중 더룸(The Loom)같은 경우, 패션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 리오더까지 간적이 있다. 9월에 출고한 코트가 2~3주 만에 다 팔려 버렸다. 거기에 바이어들이 다음 시즌에 와서 고맙다고 인사도 해줬다.


- 디자이너 브랜드만 취급 하나.

그렇다. 또 이미 크고 잘 되고 있는 브랜드는 피하고 싶다.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규모가 작은 브랜드들이랑 일하는 게 좋다. 세일즈와 컨설팅을 도와줘서 같이 성장하는 게 목표다.

- 대표적인 브랜드를 설명해 준다면?

더룸 같은 경우 첫 시즌부터 같이 했는데 성장률이 5배 정도 됐다. 독특한 퍼 라인으로 유명한 초요(Choyo)도 큰 바이어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같이 일하면서 파워 바이어, 업계 분들과 미팅을 하고 또 거래도 이뤄졌다. 여러 샵에서 오더를 받아 진행 중이다. 신혜영 디자이너의 분더캄머도 진행 중이고 스웨덴 브랜드 파스(FAS)도 국내 런칭했다.


사진=분더캄머
- 세일즈 에이전트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

브랜드 마다 지향하는 마켓이 모두 다르다. 가격대와 디자인이 다 다르듯,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샵과 매장도 한정돼 있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들은 공통적으로 유명한 샵에 들어가고 싶다는 꿈을 꾼다. 자기 브랜드와 맞지 않는 샵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컨설팅이 필요하다. 이 마켓은 이런 가격대, 이런 디자인이 맞다, 혹은 이 브랜드는 이쪽 시장에 더 적합하다 라던지. 브랜드마다 어울릴 수 있는 마켓이 다르기 때문에 전략도 다 달라야만 한다.

- 이번 서울패션위크 분위기는 어땠나.

대외적으론 스페인이 경제적으로 힘들었는데 이번에 스페인 바이어가 많이 늘었다. 그게 상당히 고무적으로 느껴졌다. 유명한 샵들과 바이어들도 많이 온 것 같다. 이탈리아 바이어 협회장, 이탈리아 보그 시니어 디렉터라던지. 프레스 측면으로도 도움이 되고. 브랜드 홍보에 도움이 많이 됐다.

- 서울 뿐 아니라 해외 패션위크 역시 많이 다녔을텐데 특징을 짚어준다면.

일본과 영국이 특이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섬나라의 특징인 것 같기도 하다. 일본은 코스프레나 갸루 같은 문화가 있고 영국은 펑키 문화가 있지 않나. 그런 독특한 트렌드가 패션에도 영향을 끼친다. 또 그 나라의 기후와 같은 특징도 영향을 주는 것 같고. 또 외국에서는 그 나라의 어떤 샵이 어떤 브랜드와 어느 정도의 가격대를 원하는지와 같은 시장의 분위기를 캐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진=파스

사진=파스
- 가장 최근 런칭한 브랜드 파스(FAS)가 궁금하다.

핀란드 헬싱키 패션위크에서 아시아 디렉터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헬싱키 패션위크에 초청할 브랜드를 찾으려고 여러 쇼룸을 돌아다니다 파스를 발견했다. 그 뒤 바로 미팅 때문에 취리히로 가야하는 상황이라 10분정도 밖에 시간이 없었는데 파스에서 시간을 다 써버렸다.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가격도 좋고 품질도 좋고 다 좋았다. 요즘 코스, 앤아더스토리즈, 위크데이 등등 스웨덴 컨템포러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고.

- 쉽지 않은 길로 보이는데, 세일즈 에이전트로서의 꿈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땐 각 브랜드를 타겟으로 한 지역에서 전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아직 회사가 작기 때문에 내가 맡았던 브랜드가 성장해 더 큰 곳으로 가도 좋겠다. 그리고 단순하게는 내가 브랜드를 맡았을 때 만큼은 인터네셔널 세일즈를 믿고 맡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중에는 파리, 밀란 같은 곳에서 쇼룸을 하는 꿈도 꾼다.

- 정말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꿈인 것 같다.

종전에 없던 사업의 형태라 내 사업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인 것 같다. 전형적인 틀대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시작한 것 처럼 해외 쇼룸 비즈니스도 다른 형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일하겠지만 항상 새로운 형태의 패션 비즈니스를 꿈꾸고 싶다.

over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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