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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초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기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패션 산업을 뒷 받침하는 직업이 있다.
화려한 패션계 이면에 그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바로 브랜드의 의상이 실제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세일즈 에이전트다. 패션쇼 등으로 대중과 직접 접촉이 있는 디자이너, 모델과 달리 세일즈 에이전트들은 편집샵이나 백화점 같은 유통망의 바이어들과 주로 접촉하기 때문에 대중이 인지하지 못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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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아직 익숙하지 않은 세일즈 에이전트라는 직업에 브랜드 컨설팅까지. 이색적인 행보로 한 시즌 만에 이례적인 성장률을 보인 그와 브랜드들. 세일즈 에이전트 이민혁을 만나 패션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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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브랜드 매니저로 근무할 때 광저우 패션 행사에 참여했다. 그때 다른 브랜드들 관계자들이랑 다양한 분들이 '세일즈를 잘한다. 전문적으로 해보는건 어떠냐'고 많이 이야기 했다. 그러던 와중에 근무하고 있던 브랜드에 한계를 느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 직업으로써 세일즈 에이전트는 어떤 매력이 있나?
한국 브랜드를 해외에 알렸다는 점에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 내가 맡은 브랜드 중 더룸(The Loom)같은 경우, 패션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 리오더까지 간적이 있다. 9월에 출고한 코트가 2~3주 만에 다 팔려 버렸다. 거기에 바이어들이 다음 시즌에 와서 고맙다고 인사도 해줬다.
- 디자이너 브랜드만 취급 하나.
그렇다. 또 이미 크고 잘 되고 있는 브랜드는 피하고 싶다.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규모가 작은 브랜드들이랑 일하는 게 좋다. 세일즈와 컨설팅을 도와줘서 같이 성장하는 게 목표다.
- 대표적인 브랜드를 설명해 준다면?
더룸 같은 경우 첫 시즌부터 같이 했는데 성장률이 5배 정도 됐다. 독특한 퍼 라인으로 유명한 초요(Choyo)도 큰 바이어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같이 일하면서 파워 바이어, 업계 분들과 미팅을 하고 또 거래도 이뤄졌다. 여러 샵에서 오더를 받아 진행 중이다. 신혜영 디자이너의 분더캄머도 진행 중이고 스웨덴 브랜드 파스(FAS)도 국내 런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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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다 지향하는 마켓이 모두 다르다. 가격대와 디자인이 다 다르듯,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샵과 매장도 한정돼 있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들은 공통적으로 유명한 샵에 들어가고 싶다는 꿈을 꾼다. 자기 브랜드와 맞지 않는 샵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컨설팅이 필요하다. 이 마켓은 이런 가격대, 이런 디자인이 맞다, 혹은 이 브랜드는 이쪽 시장에 더 적합하다 라던지. 브랜드마다 어울릴 수 있는 마켓이 다르기 때문에 전략도 다 달라야만 한다.
- 이번 서울패션위크 분위기는 어땠나.
대외적으론 스페인이 경제적으로 힘들었는데 이번에 스페인 바이어가 많이 늘었다. 그게 상당히 고무적으로 느껴졌다. 유명한 샵들과 바이어들도 많이 온 것 같다. 이탈리아 바이어 협회장, 이탈리아 보그 시니어 디렉터라던지. 프레스 측면으로도 도움이 되고. 브랜드 홍보에 도움이 많이 됐다.
- 서울 뿐 아니라 해외 패션위크 역시 많이 다녔을텐데 특징을 짚어준다면.
일본과 영국이 특이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섬나라의 특징인 것 같기도 하다. 일본은 코스프레나 갸루 같은 문화가 있고 영국은 펑키 문화가 있지 않나. 그런 독특한 트렌드가 패션에도 영향을 끼친다. 또 그 나라의 기후와 같은 특징도 영향을 주는 것 같고. 또 외국에서는 그 나라의 어떤 샵이 어떤 브랜드와 어느 정도의 가격대를 원하는지와 같은 시장의 분위기를 캐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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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패션위크에서 아시아 디렉터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헬싱키 패션위크에 초청할 브랜드를 찾으려고 여러 쇼룸을 돌아다니다 파스를 발견했다. 그 뒤 바로 미팅 때문에 취리히로 가야하는 상황이라 10분정도 밖에 시간이 없었는데 파스에서 시간을 다 써버렸다.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가격도 좋고 품질도 좋고 다 좋았다. 요즘 코스, 앤아더스토리즈, 위크데이 등등 스웨덴 컨템포러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고.
- 쉽지 않은 길로 보이는데, 세일즈 에이전트로서의 꿈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땐 각 브랜드를 타겟으로 한 지역에서 전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아직 회사가 작기 때문에 내가 맡았던 브랜드가 성장해 더 큰 곳으로 가도 좋겠다. 그리고 단순하게는 내가 브랜드를 맡았을 때 만큼은 인터네셔널 세일즈를 믿고 맡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중에는 파리, 밀란 같은 곳에서 쇼룸을 하는 꿈도 꾼다.
- 정말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꿈인 것 같다.
종전에 없던 사업의 형태라 내 사업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인 것 같다. 전형적인 틀대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시작한 것 처럼 해외 쇼룸 비즈니스도 다른 형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일하겠지만 항상 새로운 형태의 패션 비즈니스를 꿈꾸고 싶다.
over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