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간편식(HMR), 러시아에서 통했다 '현지화전략의 성공'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16-01-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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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햇반 컵반>이 러시아에서 인기 몰이에 나섰다.

현지 호평에 힘입어 지난 12월부터는 세계 최장거리 철도노선인 시베리아 횡단열차 일부 노선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햇반 컵반>은 지난해 4월 국내 정식 출시된 이후 한 달만인 지난해 5월, 러시아 시장에 <햇반 컵반(Хэтбaн Копбaн)>이라는 이름으로 진출했다. 현재 러시아 동부지역 주요 도시인 사할린과 블라디보스토크 총 50개 소매점에 입점한 뒤 매월 매출이 20%씩 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CJ제일제당은 올해 안에 러시아 동부 지역 취급 매장 수를 80개까지 늘리고, 모스크바 등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도 추진한다.

지난 12월부터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서 하바롭스크까지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노선의 정차역 3곳에서 판매를 시작해 러시아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햇반 컵반>은 한국에서 수출된 간편식 제품중 시베리아 횡단열차 노선에서 판매하는 최초의 제품이 됐다.

<햇반 컵반>은 러시아 진출 초기부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밥'의 품질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러시아에서는 '5분 안에 한끼 식사를 조리할 수 있다'는 제품의 편의성을 강조했다. 현지 직장인들이 평일 점심식사를 사무실 안에서 간단한 간편식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이다. 20~40대 직장인들과 택시/버스 기사 등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근로자를 주요 소비층으로 설정하고, 출퇴근 시간 현지 라디오 방송광고와 버스 외부광고 등 이들에게 특화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며 인지도를 쌓은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에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의 컵라면 등이 인기를 끌며 한국에서 수입된 간편식에 대한 현지 소비자의 거부감이 거의 없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

러시아의 일반적인 식문화 자체도 <햇반 컵반>과 잘 맞아 떨어졌다. 러시아 소비자는 일주일에 3~4회 정도는 쌀밥을 먹는데, 쌀의 종류도 한국쌀과 유사한 형태의 '크라스노다르'라는 쌀로 지은 밥을 먹는다. 특히, 날씨가 매우 추운 러시아 동부 지역의 경우 김치를 연상시키는 채소절임이나 고기를 넣고 끓인 스프를 즐겨 먹는 등 국밥이나 덮밥 형태의 <햇반 컵반>을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다.

이주은 CJ제일제당 햇반팀장은 "<햇반 컵반>은 '밥'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형 간편식이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효자상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하고, "러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한국 컵라면에 이어 러시아에서 성공을 거두는 새로운 K-푸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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