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제네시스, 지옥의 테스트 현장을 가보니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5-11-15 09:51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는 제네시스 'EQ900'.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소쩍새는 울었다. 봄부터 그렇게 울었다. 국화꽃을 피우려고 말이다.

문뜩 떠오른 시 한구절. "주행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해 1만km를 달립니다"라는 말에 '국화꽃'이 그려졌다. 수많은 준비와 노력, 완성체는 항상 그렇게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서쪽으로 약 170km를 달린다. 그러면 우거진 숲 사이로 '그린 헬(Green Hell)'이 보인다.

뉘르부르크링 서킷. 전 세계 유명 자동차 업체들이 모이는 곳이다. 새 모델들의 마지막 테스트를 위해서다. 가혹한 도로환경을 집약시켜 놓은 지옥의 코스다. 따라서 이 곳 테스트 통과는 곧 차의 완성을 뜻한다.

제네시스 'EQ 900'도 이 코스를 달린다. 8월부터 약 두달간 1만km 이상을 뛰었다.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이 곳의 현대자동차 시험센터를 찾았다. 센터 관계자는 "이 곳 1만km 주행은 일반도로의 18만km의 주행과 같다"며 "20.8km의 코스를 하루에 30바퀴씩 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은 한국의 현대차 남양연구소로 보내진다. 보완 작업이 '완벽'할 때까지 반복된다. 'EQ900'는 그렇게 준비됐다.

코스를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관계자는 "전문 드라이버가 테스트하는 속도 그대로 탈 경우 일반인은 견디기 힘들다"며 "드라이버에게 70% 정도의 속도로 운전을 부탁했다"고 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운전대는 전문 드라이버가 잡았다.

코스에 들어섰다. 속도가 빨라졌다. 고저차 300m,73개의 코너와 급경사가 반복되는 코스, 차 손잡이를 꽉 쥘 수 밖에 없었다. 급커브 코스를 100km 정도의 속도로 돌았다. 머리가 '핑' 돌았다. '평소 테스트 속도였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했다. 하지만 시험용 제네시스에 흔들림은 없었다. 핸들링도 부드러워 보였다. 급가속과 감속, 무리가 없었다. 약 10분간의 테스트 주행, 속이 약간 울렁거렸다. "원하면 100% 속도로 더 탈수 있다"는 제의에 고개를 저었다.

제네시스는 단단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개발 목표로 했다. 이 혹독한 코스에서 그 목표를 검증, 또 검증하고 있다.
뉘르부르크링(독일)=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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