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환자의 이차암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결책으로는 의료기관 내 협진이 꼽혔다.
서울대학교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박종혁 교수는 국립암센터와 함께 국내 13개 의료기관 암전문의 486명을 대상으로 이차암 검진 경험과 태도를 조사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암전문의 10명 중 7명(76.3%)이 본인의 환자가 이차암이 발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환자가 이차암이 발생했을 때는 의사로서 당황함(51.9%), 미안함(30.7%)을 느꼈고, 환자들이 수긍하지 못하거나(37.0%) 원망하는 것 같다(25.9%)는 응답도 있었다. [다중응답]
이처럼 이차암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지만 이번 연구결과, 암전문의 대다수는 국내 이차암 관리가 체계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실제 암환자 진료 현장에서 암전문의들은 이차암과 연계된 진료에 소극적이었는데, 진료 시 이차암을 잘 언급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0.9%에 달했다.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만 말한다와 환자가 묻기 전에도 말한다는 각각 28.2%와 39.1%였다.
이차암 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원인으로는 진료시간이 짧아 원발암 외 진료를 하기 어렵다(52.3%)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차암 검진에 대한 진료지침과 근거 부족(47.7%), 환자가 이차암을 잘 모름(45.1%), 이차암 검진을 위한 시스템 부족(37.7%), 암전문의가 이차암을 충분히 알지 못함(36.2%), 국가암검진과의 연계 부족(33.7%) 순이었다. [다중응답]
절반 이상의 암전문의들(57.6%)은 이러한 문제의 개선책으로 의료기관 내 협진체계를 구축해 이차암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 의료기관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인근병원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역 차원에서 이차암을 관리해야 한다(15.4%)는 응답도 일부 있었다.
박종혁 교수는 "암을 겪었던 암경험자들은 이차암 위험이 일반인보다 20~60%정도 높지만 제대로된 이차암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며 "병원 내 인센티브를 도입하거나 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이차암 관리를 활성화해야 한다" 고 말했다.
신동욱 교수는 "암환자 대부분은 의사가 포괄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진료시간이 길지 않은 국내 의료 현실상 암전문의가 본인의 전문분야를 벗어난 진료를 하기 어렵다" 며 "이차암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암경험자들에게 필요한 예방 및 일차의료를 담당할 의사와의 협진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 연구 및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