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물티슈업체 몽드드, 유정환 대표의 엽기 사고로 존폐 위기 내몰려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5-01-14 09:21


유아용 물티슈 1위 업체인 몽드드가 또다시 큰 위기에 빠졌다. 몽드드는 지난해 9월 일부 매체에서 독성 물질이 들어간 물티슈라고 지목되면서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큰 일을 겪었다. 몽드드는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린(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보다 더 독한 유해물질로 알려진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를 방부제로 사용했다. 당시 몽드드뿐만 아니라 대기업·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물티슈업계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논란이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국가기술표준원은 물티슈 144개를 전수 조사했고, 몽드드를 포함해 시중에 유통 중인 모든 물티슈에서 살균·보존제 성분이 기준치 이하로 안전하다고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매출에 심각한 영향을 받았던 몽드드는 이후 발 빠르고 적극적인 대처로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며 큰 고비를 넘겼다. 그런데 최근 대표이사의 교통사고로 몽드드는 다시 낭떠러지 앞에 서게 됐다.

강남 '벤틀리 광란의 질주' 주인공이 몽드드 유정환 대표

지난 10일 오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한 운전자가 4억원에 가까운 벤틀리 컨티넨탈 승용차를 몰고 광란의 질주를 벌였던 것. 주변 운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일명 '벤틀리 질주 사고'다.

당시 벤틀리 사고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동영상이 TV 뉴스와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해졌다. 블랙박스 영상 속 벤틀리 자동차는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질주하다가 추돌사고를 냈고, 뒷바퀴 하나가 빠져서 날아갈 정도로 상당히 위험했다. 또 바퀴가 빠진 벤틀리 승용차의 뒷부분은 아스팔트와 마찰을 일으켜 불꽃을 사방으로 튀기면서 무려 500m를 더 달리다 또 사고를 내고는 멈췄다. 게다가 이 운전자는 사고 난 벤틀리 승용차를 버리고 달아나다 갓길에 있던 아반떼 승용차를 훔쳐 타고 도망가다가 금호터널에서 BMW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또다시 냈다. 결국 운전자는 난동을 부리다가 뒤를 쫓던 경찰에 붙잡혔다.

이 '벤틀리 광란 질주'로 자동차 3대가 피해를 입었고, 차량 한대는 전복이 될 정도로 큰 사고를 당했다. 심지어 피해 차량의 한 피해자는 운전자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 상황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말 그대로 '광란의 질주'였던 셈이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마치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범죄자가 경찰에 쫓기는 장면을 연상시킬 정도다.

경찰은 운전자가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을 했지만, 혹시 약물 또는 마약 복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이 체포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사고 당일 풀려난 벤틀리 운전자는 다음날 서울 중부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고, 이어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는 14일 운전자를 소환해 사고 과정과 범죄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 사고의 운전자가 바로 몽드드의 유정환 대표다.

유정환 대표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소비자 신뢰 잃어

유정환 대표는 업계에서 촉망받는 젊은 경영인으로 꼽힌다. 29세에 자본금 800만원으로 몽드드를 시작한 유정환 대표는 현재 연매출 500억원의 물티슈 1위 업체로 성장시킨 능력 있는 최고경영자(CEO)로 통했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에겐 롤모델과 같은 경영인으로 꼽힌다. 올해 37세로 젊은 나이에 호감형 외모와 적극적인 소비자 소통 마케팅으로 자신과 함께 몽드드 브랜드를 확고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유 대표는 2년이던 물티슈 유통기한을 6개월로 줄이고, 6개월이 지나면 전액 환불해주는 파격적인 제도로 소비자의 신뢰를 쌓았다. 또 지난해 몽드드가 유해물질 논란에 휩싸였을 때 적극적인 대응과 함께 전액 환불이라는 과감한 결정으로 오히려 소비자들을 감동시켰다. 당시 이런 유정환 대표를 믿고 소비자들이 먼저 '몽드드는 안전하다'며 적극 편을 든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런데 그동안 이렇게 쌓아올린 몽드드와 유정환 대표에 대한 믿음이 단 한번의 '벤틀리 광란의 질주'로 물거품이 되게 생겼다.

차량 난폭 운전을 넘어 뺑소니, 차량 절도, 폭행, 도주 등의 사건을 저지른 운전자가 유 대표인 것을 안 소비자들이 몽드드에 대한 불매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몽드드 홈페이지(http://www.mondoudou.co.kr)엔 유정환 대표의 교통사고에 대한 네티즌의 비난 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물티슈 주요 사용자인 엄마들의 분노가 심각하다. 사고 과정 중에 유 대표가 여성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 대표는 아기와 엄마들을 위한 제품을 강조하며 여성 친화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는데,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배신감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최근 자본가들의 '갑(甲)질' 논란이 사회적 이슈인 상황에서 수백억원대의 자산가인 유 대표가 사고 당일 경찰서에서 풀려났다는 사실이 시민들의 분노를 부채질 하고 있다. 사고 과정이 상당히 심각한 것에 비해 너무 쉽게 풀려났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차량을 절도했는데 당연히 구속 아니냐? 돈 많은 사람이라 풀려난 거 아니냐?'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빠른 시기에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한 몽드드. 그런데 경영자의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회사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지게 됐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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