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어장을 잡아라"
수산물을 핵심 재료로 사용하는 식품업계에 알래스카발(發) 전운이 확산되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달 알래스카산 명태를 사용한 어묵 제품 '알래스칸특급'을 출시했다. 동남아산 저가 생선으로 만든 제품이 주를 이루던 기존 어묵시장에 알래스카산 100% 자연산 명태, 그 중에서도 A등급 이상의 연육만을 사용한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 특히 알래스카에서 어획한 명태는 얼리지 않은 채 바닷물에 담가 육지까지 수송한 후 흰 살코기만 발라낸 연육으로 만들어 신선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
풀무원의 '알래스칸특급'은 국내 어묵업계 최초로 알래스카수산물협회(Alaska Seafood Association)가 인증한 원료만을 사용했다는 의미의 인증마크를 획득했다. 이는 이례적으로 생선의 어종과 원산지, 연육 등급 등을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알래스카는 주정부의 관리하에 해역에서 어획할 수 있는 생선별 규격과 어획량이 제한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알래스카산 명태는 어획부터 가공까지 알래스카 주정부의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명태 연육은 엄격한 품질 검사를 통해 알래스카수산물협회의 인증을 거치게 된다.
풀무원의 이 같은 공세에 어묵업계도 바짝 긴장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동남아산 실꼬리돔 등을 주로 사용해온 경쟁사들은 일부 제품에 알래스카 명태를 사용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앞서 알래스카산 수산물 전쟁은 연어캔 시장에서 시작됐다.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에 이어, 그 동안 칠레산 코호 연어를 사용하던 동원F&B도 앞으로 알래스카 연어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얼마 전 동원F&B는 알래스카 연어 어획기업 실버베이 시푸드(Silver Bay Seafoods)와 투자계약을 맺고 연어캔 시장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히며 알래스카 연어 전쟁의 2막을 예고했다.
이처럼 알래스카산 수산물이 각광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청정해역의 신선한 자연산 생선이라는 점이다. 일본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공포로 인해 연근해 수산물을 피하고 먼바다 수산물을 찾는 소비심리도 한몫 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풀무원 어육사업부 김성모 부장은 "알래스카 자연산 수산물의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원가가 높더라도 꾸준히 공급량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건강하고 안전한 원료를 사용한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식품 업계 소비 시장의 판도도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