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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한-중 최정상들의 4강 맞대결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4-10-31 09:37


한국바둑은 지난해 6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모조리 중국에 빼앗기는 참상을 겪었다. 극심한 부진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해가 바뀌어서도 연 초에 벌어졌던 LG배 우승컵을 중국에 내주었다.

7연속 중국의 우승을 지켜보던 한국은 8월 들어 속기대회인 TV바둑아시아선수권을 이세돌이 우승했지만 한 달 후 다시 백령배 결승 티켓 두 장을 전부 중국에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바둑이 세계대회 개인전에서 단 하나의 우승컵 없이 무관의 해로 보는 것은 1995년 이후로, 18년 만에 '노타이틀' 수모를 당했다. 1996년부터 17년간 매년 한 차례 이상씩 우승해 왔고, 한때 세계대회 23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무적의 한국바둑으로선 견딜 수 없는 치욕이었다.

화난 팬심까지 달래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유일한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올해 마지막 세계대회로 치러지는 삼성화재배다. 무엇보다 한국바둑의 양날개를 형성하고 있는 최강의 투톱, 박정환과 김지석이 살아남아 있어 우승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한국 2명과 중국 2명 간의 맞대결, 한ㆍ중 2파전으로 좁혀진 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전이 11월 5일부터 사흘간 대전시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3번기로 열린다.

대진은 박정환 vs 탕웨이싱, 김지석 vs 스웨. 한국에선 랭킹 1위와 2위가 출전하고, 중국에선 랭킹 1위와 전기 우승자가 출전한다. 따라서 준결승전은 양국 최정상 간의 정면승부로 치러진다.

역대전적에서 박정환은 디펜딩 챔피언 탕웨이싱과 올해에만 두 번을 겨뤄 모두 이겼다. 지난 3월의 춘란배 16강전과 6월의 LG배 16강전을 백불계승했다. 2011년 후지쯔배 우승 이후 추가 타이틀이 없는 박정환이 두 번째 세계 제패를 향한 결승 진출이 유력한 자료이다. 박정환은 11개월 연속 한국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대회에선 4강에만 세 번째 오른 김지석은 첫 결승을 넘어 첫 우승을 향해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랭킹 1위 스웨에겐 1승2패를 기록 중이지만 가장 최근에 대결했던 올 5월의 중국갑조리그에서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부터 절정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지석은 국내 2관왕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바둑으로선 2012년 12월 이세돌이 삼성화재배를 우승한 이후 끊어져 있는 우승맥을 이을 절호의 기회이다. 박정환과 김지석이 함께 승리하면 2007년 12회 대회 때 이세돌-박영훈이 결승전을 벌인 이후 7년 만에 '형제 결승전'이 성사된다. 만에 하나 반대의 상황이 빚어질 경우엔 5년 만의 중국 기사 간의 결승전을 지켜봐야 한다.

준결승전은 삼성화재배 공식 사이트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바둑 사이트가 대국을 시작하는 오전 9시 30분부터 프로기사의 해설과 함께 실시간 중계를 하며, KBS 1TV가 오후 1시부터 전국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1996년 출범해 전면오픈제와 완전상금제 시행, 여자조와 및 시니어조 도입, 중식시간 없는 논스톱 진행 등 바둑대회의 혁신을 선도해 온 삼성화재배는 최근 들어선 해외 아마추어들에게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월드조' 신설 등으로 바둑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3억원의 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 11회, 중국 5회, 일본 2회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2014 삼성화재배 향후 일정

ㆍ준결승 3번기 : 11월 5~7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ㆍ결승 3번기 : 12월 9~11일 중국 시안(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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