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다독여 주는 이색 휴양림 기행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4-05-20 18:18


몸과 마음을 다독여 주는 이색 휴양림 기행

어느새 여름의 초입에 서있다. 이맘때 여행테마로는 숲을 빼놓을 수가 없다. 초여름의 숲은 연중 가장 상큼하고 싱싱하다. 일조량이 많아 신록이 하루가 다르게 짙은 기운을 더해가기 때문이다. 숲은 세상사에 찌든 심신을 다스려주는 힘이 있다. 포근한 기운이 마음을 다독여도 주지만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을 저하시켜 준다. 올 시즌 휴양림 나들이는 그 어느 때보다 적절한 여행테마일 듯싶다. 세월호 참사로 잔인한 봄날을 보낸 우리 국민 모두가 위무를 받아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초록의 숲 속에서 들려오는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를 벗 삼아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다 보면 마음의 평화를 구할 수 있다. 마침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는 치유의 숲, 책 읽는 숲 등 다양한 테마의 휴양림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양평=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숲의 가장 큰 매력은 심신을 다스려주는 힘에 있다. 숲속에 발을 들여 놓으면 편안한 기운이 마음을 다독여도 주지만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까지 잠재워준다. 사진은 산음자연휴양림.
1. 치유의 숲 '산음 휴양림'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소재 산음 자연휴양림은 국내 1호 치유의 숲이다. 2009년 처음 치유의 숲 개념을 접목시켰으니 역사가 길지는 않다. 하지만 피톤치드, 산소, 음이온 등 숲 치유인자의 효험이 입증되며 나날이 그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산음 치유의 숲 프로그램 참가자만 살펴봐도 짐작이 간다. 2010년 4567명, 2012년 2만 247명, 2013년 4만 1419명으로 참가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산음 휴양림은 계곡을 따라 낙엽송, 단풍나무, 물푸레나무, 옻나무, 자작나무, 잣나무, 전나무, 참나무, 층층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어우러져 원시림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성큼 숲에 들어서면 우선 진한 숲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심호흡 두어 차례에 머릿속까지 청정수로 씻어낸 듯 상쾌한 기분이 든다.


산음휴양림은 맑은 계곡도 품고 있다.
'산음휴양림'은 주변 천사봉, 봉미산, 싸리재의 산그늘에 있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그만큼 산과 골이 깊다. 숲 체험코스에 따라나서면 숲해설가의 설명 속에 약 1.5㎞를 걸으며 숲에 대한 관찰과 흥미로운 경험들과 마주 할 수 있다. 휴양림 뒤편 천사봉(1004m)은 왕복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등산코스를 갖추고 있으며, 봉미산(856m)은 왕복 3시간이면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산음휴양림의 트레이드마크는 치유의 숲 프로그램 운영이다. 1시간 30분 체험형, 당일형(오전 10시~오후 5시) 및 숙박형 프로그램(오전 10시~ 이튿날 오전 10시) 등이 있다. 6명의 치유 지도사가 기체조, 음이온명상, 소리 치유, 숲길 걷기, 스트레스 측정 등 다양한 숲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의 일상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스트레스 측정실

청소년은 '희망의 숲', 직장인은 '도약의 숲', 중년은 '회복의 숲', 중년여성은 '향기의 숲', 노년은 '휴식의 숲', 가족들은 '화목의 숲' 등 나름의 세대적 특징에 따라 이름 지어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치유의 숲 관계자에 따르면 7개 프로그램 중 가장 참여자가 많은 것은 단연 '향기의 숲'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중년 여성의 참여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산음휴양림 김영란 산림 치유지도사는 "짧은 시간이지만 치유의 숲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참가자 분들이 용기와 위안을 얻고 간다" 면서 "한결같이 호응도, 만족도가 높은 데다 재 방문률도 높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산음휴양림 캠핑 데크


한편 치유의 숲 프로그램 참여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휴양림 이용에 필요한 기본적인 주차료, 입장료, 개인 식대와 시설 이용비가 전부다. 아울러 1시간 30분 체험의 경우 별도의 예약이 필요 없으며, 당일형, 숙박형은 산음 치유의 숲 카페(http://cafe.naver.com/saneumhealing)를 참조하면 된다. 아울러 숙박형 프로그램의 객실 이용은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홈페이지에서 개별로 예약(매주 수요일 오전 9시)해야 한다.


맨발걷기
경기도 과천에서 온 신상복(32)-전진희(29) 부부는 "호젓한 치유의 숲을 만끽하고 싶어서 금요일 휴가를 내고 찾았는데, 기대이상"이라며 "조용한 숲에 들어 와 있으니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행복한 가분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산음 휴양림 통나무집
산음휴양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접근성이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남짓이면 숲 내음 짙게 풍기는 통나무집에서 계곡물소리를 배경음 삼아 하룻밤 묵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휴양림 방 구하기가 어려운 때라면 굳이 통나무집이 아니어도 좋다. 당일 숲길 산책만으로도 흡족한 하루 나들이가 된다. 산음휴양림에는 통나무 산막과 캠핑 데크, 우드데크 산책로, 숲길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 여가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특히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낙엽송 숲속에 마련된 우드데크 산책로는 노약자, 유모차를 끌고도 산책을 즐길 수 있어 인기다.

산음휴양림 노희부 팀장은 "수도권 가까이에 이처럼 때 묻지 않은 휴양림이 있다는 것은 자연이 준 커다란 축복"이라면서 "일상에 지친 많은 분들이 휴양림을 찾아 생활의 건강에너지를 충전해 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산음자연휴양림 치유의 숲(031-774-7687)

2. TV가 없는 휴양림 '삼봉자연휴양림''검마산자연휴양림'


검마산 TV없는 휴양림 '산림 도서관'
흔히들 여행을 떠나서도 TV의 볼모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TV는 모처럼 가족 간의 단란한 여가시간을 방해하는 천덕꾸러기가 되는 셈이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소장 서경덕)에서는 가족과의 행복한 여가시간을 권장하는 등 가정친화를 도모하기 위해 'TV없는 국립자연휴양림'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오는 6월 말까지 삼봉자연휴양림(강원 홍천)과 검마산자연휴양림(경북 영양)의 객실에서는 아예 TV를 없앴다. 아울러 TV를 대체해 가족 단위 여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산림휴양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 중이다. 그중 하나가 산림 도서관 운영이다. 휴양림 속에 아담한 도서관을 열어 맑은 숲내음 속에서 여유로운 독서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반응도 좋다. 이에 따라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측에서는 더 면밀한 검토를 통해 향후 이 같은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경덕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자연휴양림 이용객들이 보다 행복한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심신을 치유하는 진정한 휴식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면서 "이는 휴양림이 숙박형에서 문화-체험형으로의 이용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ww.huyang.go.kr / 삼봉휴양림 033-435-8536/검마산 휴양림 054-682-9009)

3. '항공마일리지'로 휴양림 여행 떠난다!


복주산-휴양관
휴양림 나들이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이 나왔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올 봄 경기도 양평 소재 산음자연휴양림에서 '대한항공', '한진관광'과 각각 MOU를 체결하고 '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 운영과 '국민의숲(대한항공의숲)' 조성에 본격 나섰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비수기 주중에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숲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진관광 홈페이지 및 콜센터를 통해 '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을 판매중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국민의 숲(대한항공의 숲)' 조성을 지원하는 한편 매년 나무심기, 숲가꾸기, 산불방지 등 산림관리 활동에도 참여키로 했다.

'항공마일리지 휴양림 투어상품'은 지난 4월 중순부터 복주산, 산음, 용화산, 운문산, 용현, 덕유산 등 6개 국립자연휴양림을 대상으로 매주 수-목요일(성수기 제외)에 운영되며,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는 경우라면 누구나 본인의 마일리지를 사용해 투어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한진관광 홈페이지(www.kaltour.com) 또는 콜센터(1566-1155)

4. 열차타고 휴양림으로 힐링 여행 떠난다!


대관령-소나무숲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코레일과 공동으로 숲으로 떠나는 힐링 열차 'KTX-숲으路'를 운행 중이다. 'KTX-숲으路'는 열차와 국립자연휴양림 숙박을 결합한 상품으로 자연휴양림에서의 힐링과 함께 트래킹, 재래시장, 유명 관광지 등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일정으로 구성돼 있다.

'KTX-숲으路' 열차는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운행하며, 가격은 1박 기준 8만 9000∼14만 원선이다. 또한 간단한 트레킹과 자연휴양림 체험위주로 매주 월-수-토요일 운행하는 당일 프로그램은 3만 9000~7만 9000원 선이다.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 철도고객센터(1544-7788) 및 코레일관광개발(1544-7755)을 통해 상품 구입 및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숙박형 상품 휴양림 =대관령(강릉), 가리왕산(정선), 두타산(평창), 덕유산(무주), 방장산(장성), 남해편백(남해), 운문산(청도)

당일형 상품 휴양림=산음(양평), 용화산(춘천), 백운산(원주), 덕유산(무주), 방장산(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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