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간밤에 급성 심근경색…3세 후계 승계 서두를 듯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4-05-11 14:13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일 밤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건강에 심각한 이상 징후가 생기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SDS 연내 상장 등 3세 후계 승계 과정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1일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일 밤 11시께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곤란을 일으켜 인근 순천향대 서울병원 응급실로 이동했다.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나 의료진은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다. 이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기관지 삽관을 한 상태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스텐트(stent) 삽입술을 시술 받았다.

급성 심근경색증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갑자기 막혀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괴사하는 증상을 말한다. 스텐트 삽입술은 심근경색 환자에게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기 위해 행하는 혈관 확장술이다.

현재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이 회장은 1990년대 말 폐 부분의 림프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며 호흡기 관련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같히 유의하고 있다. 해마다 겨울을 미국 하와이 등 따뜻한 지역에서 보내는 것도 호흡기 질환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여러 합병증 발발을 염려해서다. 이 회장은 올해 연초 신년행사를 마친 뒤 해외로 출국해 미국·일본 등에서 머물다 지난달 17일 귀국했다. 이 회장은 귀국 이후 닷새 만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는 등 출근경영을 통해 그룹 사업재편과 미래전략실 인사 등을 직접 챙겨왔다.

이처럼 이 회장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으로의 3세 경영 승계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8일 삼성SDS가 연내 상장을 발표한데 이어 9일에는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삼성그룹은 지배구조와 관련된 계열사의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각각 축으로 한 전자와 금융 사업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부문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승계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삼성DS를 상장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은 1조원이 넘는 현금을 거머쥐게 돼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삼성생명 지분을 증여·상속받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하면서 삼성 금융 계열사의 최상단에 우뚝 섰다. 한편 아직까지 건설·석유화학·상사 부문은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 이 회장의 3자녀 중 누구에게 갈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향배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완제기자 jwj@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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