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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헬기 충돌사고, 빠른 수습에도 미스터리 여전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3-11-17 16:16


LG전자가 지난 16일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헬리콥터 충돌 사고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족과 피해주민에 대한 사과와 확실한 보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사고 이유에 대한 미스터리를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서울지방항공청과 국토부 등에서 사고조사에 나섰지만 원인 분석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고개숙인 LG전자

LG전자는 유족과 피해주민 보상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기장 박인규씨(58)와 부기장 고종진씨(37) 장례식은 4일장으로 치른다. 발인은 19일, 합동 영결식 등 장례절차를 유족측과 최종 조율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삼성동 헬기 사고와 관련해 LG전자에서 알려 드립니다'는 발표문에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장례절차를 지원하고 유족보상과 관련해서도,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LG전자는 16일 오후 피해주민들과 만나 피해보상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우선적으로 피해 가정에 대한 임시복구를 17일부터 시작하기로 주민 및 시공사 측과 합의했다. 아울러 피해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구성된 별도의 팀이 각 피해 가정을 방문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관련기관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복구 및 보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본준 부회장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또 갑작스러운 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께도 심심한 사과를 표하고, 사고수습과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조사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LG전자는 사고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과 부기장이 최고의 조종사라 자부해 왔으며, 지금도 그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LG전자는 정확하고 조속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상은 어떻게 되나

LG전자는 LIG손해보험에 기체보상과 승무원 상해 보험 등을 들어둔 상태다. 추락한 기종은 최대 2140만달러(약 227억2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구입한 이 헬기 앞으로 117억원, 피해를 본 아파트 입주민 앞으로 최대 106억원, 기장과 부기장이 각각 2억1000만원을 보험으로 받을 수 있다. 완파된 헬기와 사망한 두 조종사에 대한 보험금은 최대치, 아파트 피해정도는 감정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질 수 있다.


충돌 층인 24층 위아래 가정에 대해서는 17일부터 임시복구가 시작됐다. 사고 당사자들은 인근 호텔로 거처를 옮긴 상태다.

삼성동 아이파크는 2004년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국내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다. 피해액 또한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피해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별도 팀을 구성키로 했다.

사고원인은 오리무중

이번 사고는 의문투성이다. 16일 오전 8시54분쯤 아이파트 아파트와 충돌했다. 헬기는 김포공항을 이륙해 잠실선착장에서 LG 임직원을 태우고 전주 공장으로 향하려던 참이었다. 한강을 따라 주로 다니는 헬기가 1km 가까이 떨어진 고층 빌딩으로 갑자기 항로를 바꿨다. 이 기종은 계기비행 기능과 관측 레이다까지 갖춘 최신 기종이다. 조종사들은 최고 베테랑들이어서 손바닥처럼 훤한 항로를 이탈한 이유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다만 이날 오전은 안개가 짙어 시계가 나빴다. 이를 두고 묘한 기류가 있다. 사고 헬기 기장의 아들은 사고 직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안개가 많이 끼어 위험하니 (잠실을 거치지 않고) 김포에서 직접 전주로 가는게 어떠냐고 상의했다. 회사측에서 계속 잠실로 와서 사람을 태우고 가라고 한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어쩔 수 없이 김포공항을 이륙해 잠실을 거쳐 전주로 가게 됐다는 얘기다.

LG전자측은 이같은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김포에서 정상적으로 이륙 허가를 받고 출발했다"며 "당초 헬기를 조종한 박인규 기장이 김포공항 출발 2시간 전쯤 기상조건을 이유로 잠실 경유가 아닌 김포 출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승권 LG전자 사장 등 네명의 탑승예정자들이 김포에서 출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이들 역시 김포로 이동하려고 준비했었다는 것.

한데 "김포 출발 1시간 전쯤 박 기장이 '시정이 좋아져서 잠실을 경유해서 이륙할 수 있다'고 전해와 정상적으로 이륙 허가를 받고 출발했으며 임직원의 안전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헬기를 운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사고 직후인 9시쯤 시계가 8km 가까이 확보됐다는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다양한 의혹을 밝힐 유일한 열쇠인 블랙박스 분석까지는 1년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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