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여행의 또 다른 동반자는 비(雨)다. 특히 올여름처럼 유독 장마가 긴 경우 여행지 선정이 마땅치 않다. 비가 잦은 철에 좋은 구경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폭포다. 비가 내려야 비로소 세찬 물줄기를 시원스럽게 토해내는 폭포가 멋진 여름 여행 테마가 되는 이유다. 비가 그친 호수 또한 운치 있다. 낮게 깔린 구름이 촉촉하게 젖은 호반의 산허리를 휘감아 나가는 모습은 장관이다. 이 같은 풍광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서울 지척에 있다. 경기도 포천이 그곳이다. 포천의 비둘기낭 폭포는 현무암 주상절리 벼랑으로 떨어지는 거센 물줄기가 마음을 다 후련하게 해준다. 멋진 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정호수 또한 알프스의 유명 호반 못지않은 풍광을 자랑한다. 게다가 호수 주변에는 멋진 캠핑카라반 사이트까지 있으니 여행의 박자를 고루 갖춘 셈이다.
포천=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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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이 굽이치고 산정호수를 품고 있는 포천은 여름 여행지로 제격이다. 그중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 한탄강변의 비둘기낭 폭포는 장마철에 진면목을 드러내는 곳이다. 30여 만 년 전 유출된 용암이 굳은 뒤 침식돼 이뤄진 주상절리 협곡과 동굴로, 근자에 천연기념물(제537호)로 지정됐다.
포천시는 추가령구조곡을 이루는 한탄강 곳곳의 현무암 지대를 포천의 가장 빼어난 비경 ,이른바 '포천 한탄 8경'으로 꼽았다. 그중 제 6경이 비둘기낭 폭포다. 포천의 심산유곡에서 흘러 나와 작은 내를 이루며 논 옆을 흐르던 물줄기가 갑자기 땅이 푹 꺼진 현무암 주상절리 벼랑으로 떨어진다. 정글처럼 짙은 숲 아래로 떨어진 물줄기는 어둑어둑한 곳에서 소를 이루고 굽이치며 다시 한탄강을 향해 급류를 이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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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옆 급경사지에 설치한 나무 데크 계단을 돌아 내려가자면 현무암 주상절리가 모여 이뤄낸 독특한 지형을 감상할 수 있다.
비둘기낭 폭포는 평소에는 말라 있다가 비가 온 뒤에야 폭포 물줄기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때문에 요즘처럼 비가 잦을 때에는 물줄기도 더욱 거세다. 굉음과 함께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폭포수가 장관이다. 주변 숲 또한 원시림에 가까워 좀처럼 볕이 들지 않아 피서처로는 그만이다.
폭포 못지않게 절벽 밑 동굴의 천장에서 물웅덩이로 떨어지는 물줄기도 보기에 시원하다. 비둘기낭이란 이름은 절벽과 숲에 비둘기가 많이 살았던 데서 비롯됐다.
본래 비둘기낭 폭포에는 비둘기, 박쥐는 물론, 메기 등 물고기도 많았다. 하지만 몇 년 전 유명 드라마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몰리며 청정 지역이 일순 몸살을 앓게 됐다. 이에 당국에서는 올해부터는 폭포 물가 출입을 제한하고, 음식물 반입도 통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폭포주변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은 "멋진 경치를 그냥 구경만 하면 될 것을 꼭 물속에 까지 들어가서 목욕하고, 음식 끓여 먹고… 그간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안타까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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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호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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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남짓 산책로를 따라 걷는 유유자적 호반 트레킹도 상큼한 일상탈출이 된다. 산책로 일부구간에 마련된 수상 데크는 또 다른 묘미를 맛보게 한다. 낮보다는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에 돌아보는 게 더 운치 있다.
◆장마철에 더 인기! '캠핑 카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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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은 카라반 크기에 따라 10만(4인실)~25만 원(6인실) 선으로 성수기 펜션 등의 숙소와 별 차이가 없다. 인터넷(www.goodaypark.com)예약만 받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272번지
(031)536-5001
◆여행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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