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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구소, “카드 할부, 보편적인 소비 방식으로 자리잡아”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3-07-22 10:41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www.hanafn.com)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www.hanaif.re.kr)는 신용카드 이용 고객의 할부금융 이용행태를 분석한 "국내 가계의 신용카드 할부 이용 특성과 시사점"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동 보고서는 카드 수수료 규제에 대응하는 카드사들의 할부서비스 축소방향과 그에 따른 예상 파급영향을 알아보고자 전국 거주 성인남녀 1,5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 유동성이 부족한 가계가 할부이용 많고, 할부 많을수록 신용카드 이용액도 많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국내 신용카드 이용 고객의 72.9%가 최근 1년 이내에 할부 결제 이용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35%는 매월 1회 이상 할부 결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할부가 보편적인 소비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연구소는 할부를 이용하는 빈도에 따라 고빈도 그룹(주 1회 이상 할부 이용자), 중빈도 그룹(월 1~2회 할부 이용자), 저빈도 그룹(6개월 또는 1년에 1~2번 할부 이용자), 무이용자(최근 1년 이내에 할부 이용 경험 없음) 그룹으로 구분하여 이들의 신용카드 이용 현황 및 가계의 재무 상황 등을 분석한 결과, 할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고빈도 그룹은 할부를 이용하지 않는 그룹 또는 가끔 이용하는 그룹에 비하여 현금 또는 체크카드에 비하여 신용카드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할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고빈도 그룹은 현금 및 체크카드 이용비중이 34%이고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비중은 64%인데 반해, 할부 무이용자 그룹은 현금 및 체크카드 비중이 46%, 신용카드 결제비중이 53%였다. 할부 고빈도 이용 그룹의 월평균 신용카드 결제액은 143만원으로서 할부를 이용하지 않는 그룹의 신용카드 결제금액 85만원보다 58만원이 많았다.

할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고빈도 그룹은 새로 출시되는 신용카드에 대한 관심이 타 그룹에 비해 10%p 이상 높았으며, 최근 6개월 이내에 사용한 카드의 개수도 다른 그룹에 비해 0.5∼1.0장 정도 많았다.

그런데 가계 재무구조 측면에서 볼 때 할부를 자주 이용하는 고빈도 그룹은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이 많은데 비해 유동성은 부족하다는 특징이 있었다.


할부 고빈도 이용 그룹의 연 소득은 할부 무이용, 또는 저이용 그룹의 소득보다 약 300∼500만원이 많았지만, 할부 고빈도 이용 그룹의 순금융자산은 2,770만원으로서 무이용자 그룹의 5,012만원보다 2,240만원 가량 적었다. 반면, 적극적으로 할부를 이용하는 고빈도 그룹의 주택보유 비율은 65.4%로서 할부 무이용자 그룹의 주택보유비율 45.1%보다 20%p 이상 높았다.

뿐만 아니라, 부채 유형별 보유 비율을 확인한 결과, 할부 고빈도 이용 그룹은 부동산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전세자금 대출 등 모든 부채 유형에 있어서 할부를 이용하지 않는 그룹에 비하여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비율이 최대 20%p까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할부 이용 빈도가 높을수록 빚을 지고 있는 경향이 높았는데, 할부를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고빈도 이용 그룹은 할부를 적게 이용하거나 이용하지 않는 그룹에 비하여 카드 연체대금이 있거나 사금융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할부 고빈도 이용 그룹은 가계에서 부담하고 있는 부채의 최종 상환 시기도 길었다. 연구소 오영선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그룹은 소득과 소비성향이 높지만 유동성이 부족해 할부 결제를 빈번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할부 수수료 규제에 따른 카드사들의 할부서비스 축소 움직임은 소비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 할부서비스 축소시 서민경제도 어려워져

이처럼, 할부 결제 빈도(고빈도/중빈도/저빈도/무이용)에 따라 그룹별 특성을 분석한 경우 할부 결제를 가장 빈번하게 이용하고 있는 가계는 소득과 자산규모가 커서 소득지출 수준이 높은 반면 부채가 많아서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확인되었으나, 또 다른 측면에서 가계의 연소득 수준에 따라 신용카드 할부 결제 이용 현황을 검토한 결과, 할부 의존도(신용카드 이용액 중 할부 이용액이 차지하는 비중)는 저소득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할부 이용액의 절대 금액 자체는 고소득층의 이용금액이 저소득층의 이용금액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으나, 신용카드 결제금액에서 할부 이용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저소득층의 할부 이용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소에 따르면 그동안 카드사들이 고객 저변 확대를 위해 식료품, 외식, 통신비 등으로 할부서비스 범위를 늘리면서 서민 가계의 할부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가계 연소득이 3천만원 미만인 저소득 그룹의 경우 신용카드 이용액에서 차지하는 할부 이용액 비중은 65%로서 1억원 이상 소득자의 46%보다 약 20%p 가량 높았다.

10만원 이하의 소액 결제금액이라도 할부로 결제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25%로서 중상위 소득 그룹의 19∼20%에 비해 높았으며, 식료품·의료비?외식·주유비 등과 같이 생활비 지출항목을 유이자 할부로 결제하는 그룹 내 응답자도 8∼13% 내외로서 고소득 그룹의 0∼4%에 비해 높았다.

또한 저소득 그룹 중 45.7%는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지출 규모를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이자를 부담하더라도 할부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에 따르면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간의 수수료 협상이 카드사에 불리하게 끝날 경우 카드사 수익성 악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 둔화, 서민경제 악화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대형가맹점과 카드사간의 수수료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될 수 있도록 하고, 할부 서비스도 빠른 속도로 축소되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소 측은 주장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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