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조세피난처 법인 자산 6조원...한화-SK 보유액 1-2위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3-05-26 13:52


국내 대기업 중 해외 조세피난처에 역외 법인을 가장 많이 둔 곳은 SK그룹이었다.

또한, 대기업 그룹이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법인의 자산 총액은 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은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1조원 이상 대기업 그룹의 역외법인을 조사한 결과, 케이만군도·버진아일랜드·파나마·마셜군도·말레이시아 라부안·버뮤다·사모아·모리셔스·키프로스 등 9개 지역 조세피난처에 국내 24개 그룹 소속 125개 해외법인이 설립돼 있다고 26일 밝혔다. 또 이들 해외법인이 보유한 자산총액은 5조6903억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들 지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과거 조세피난처로 지정했던 곳으로 타국가에 비해 세금이 매우 낮고 금융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별로 보면 케이만군도 소재 18개 법인이 자산 2조649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파나마 77개 법인이 1조6197억원, 버진아일랜드 14개 법인이 1조669억원으로 자산이 많았다.

이어 마샬군도 소재 법인 2672억원, 버뮤다 소재 법인 662억원, 말레이시아 라부안 소재 법인이 180억원 등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SK그룹은 파나마에 52개, 케이만군도에 6개 등 총 63개 법인을 보유해 가장 많았다. 롯데그룹은 2009년에 지분을 인수한 버진아일랜드 소재 법인 9개를 포함해 12개로 2위를 기록했고, 현대그룹과 동국제강은 파나마, 마샬군도 등에 각각 6개 법인을 보유했다.

STX그룹과 한화그룹은 각각 5개와 4개 법인을 보유했고, LG그룹,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동원그룹은 3개 법인을 조세피난처에 두고 있었다. 삼성그룹은 파나마에 전자제품 판매법인과 컨설팅 회사 등 2개를 두고 있으며 CJ그룹은 버진아일랜드에 영화관 운영회사 등 2개를 갖고 있다.


역외 법인의 자산 규모별로 보면 한화그룹의 4개 법인이 총 1조6822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최다를 기록했으며 SK그룹이 1조3267억원, 대우조선해양이 7849억원, 포스코그룹이 4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삼성그룹이 3536억원, LG그룹이 3342억원, 롯데그룹이 206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125개 역외 법인 중 1990년대 설립된 곳은 단 3개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2003년 이후 설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와 올해 신규 설립된 곳도 13개에 달했다.

또한 125개 법인 중 57%인 71개사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이 전혀 없거나 매출 실적이 없는 법인으로, 이들이 이름만 있고 사업 활동은 하지 않는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된다고 재벌닷컴은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집계에 포함된 대기업 관계자들은 "해당 법인들은 사업상 필요해 설치한 법인"이라며 조세회피 등 불법을 위한 유령회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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