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수많은 털, 미인의 기준에서는 있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다.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점점 골칫거리가 되는 것은 바로 겨드랑이, 팔, 다리 등 제모가 필요한 부위의 털이다. 반대로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털도 있으니, 바로 눈썹이다. 길고 짙은 속눈썹은 눈을 더 커보이게 하며 매혹적인 시선을 만들어줘 화장하는 여성의 90% 이상이 속눈썹을 길고 풍성하게 보이도록 롱-래쉬 마스카라를 사용한다고 한다.
▲털 제거하려다 살 늘어지고 색소침착 유발
여름철 노출패션을 소화하려면 불필요한 털 제거는 기본. 벌써부터 영구제모를 위해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지만 단 1회만으로 영구제모가 되지 않는다는 점과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는 단점 때문에 귀찮아도 셀프 면도로 대신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기존 면도기, 족집게, 왁스 등의 셀프 제모는 제모 주기가 빠르면 2~3일에 한번으로 빈도가 잦고 피부 자극이 심한 단점이 있다.
팔이나 다리같이 부위가 넓은 곳은 면도기나 제모 크림, 왁싱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면도기는 간편하긴 하지만 제모 주기가 짧아 제모 효과가 4주 정도 지속되는 왁싱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크림 형태의 경우 한 번에 완전한 제모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차례 발라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피부에 따라 따갑거나 붉게 달아오르는 등의 현상이 있을 수 있으며, 장기간 사용할 경우 피부가 거칠어질 수 있다.
왁스나 테잎을 이용하는 경우, 털을 붙여서 한 번에 잡아떼는 형태이기 때문에 자극적이며 일시적인 고통이 동반된다. 특히 비키니 라인 같은 민감한 부위는 잦은 왁싱으로 피부를 자극하면 색소 침착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왁싱을 잘못 할 경우 표피가 떨어져 나가거나 새로 자라나는 털이 더 두꺼워 보이므로 왁싱 방법을 잘 숙지하거나 전문 숍에서 서비스 받는 것이 좋다.
크림이나 왁스 사용시에는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잘 숙지해야 하며, 왁스제품은 소량을 사용 부위에 바른 후 24시간 동안 피부반응을 지켜본 후 사용해야 한다.
왁싱 자체를 피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당뇨병 환자나 하지 정맥류 같이 혈액순환에 장애가 있는 환자, 피부가 약한 사람, 평소 피부가 민감해 접촉성 피부염이나 자극성 피부염에 걸렸던 사람들이다. 또한, 왁싱은 상처 부위나 염증 부위, 피부가 약한 곳(코 점막이나 귀 안쪽, 눈꺼풀, 성기 또는 유두)에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제모크림과 왁스는 피부가 심하게 붉어지거나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최근엔 셀프 제모의 단점을 보완한 모근 제거기도 인기. 모근 제거기는 빠르게 털을 제거하는 면도기의 특징과 족집게로 모근까지 뽑는 두 가지 특징이 합쳐진 것으로, 털 제거가 용이하며 제모 주기를 최대 한달까지도 늦춰준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살 늘어짐 증상이 똑같이 나타날 수 있고, 털이 뽑힐 때 통증이 심하며, 피가 맺힐 수 있어 피부 염증 또는 피부 착색도 생겨 제모 부위가 검게 변할 수도 있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한번 늘어지고 착색된 피부를 예전 상태로 돌리려면 오랜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리한 모근제거기 사용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모근제거기는 어디까지나 털을 모근까지 뽑아내 털이 자라는 시간을 더디게 할 뿐 영구 제모의 효과를 주지는 않는다. 부작용없이 영구적으로 털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레이저 영구 제모뿐이므로 팔, 다리에 털이 많아 여름이면 지속적으로 털을 밀어야 하는 경우 고려해볼 만하다.
▲속눈썹 탈모, 접촉성 피부염 등 생겨
평소 속눈썹이 짧고 아래로 쳐져 있어 늘 길고 풍성한 속눈썹을 가져보는 것이 소원이던 회사원 김 모씨(36). 매일 아침 속눈썹을 붙였다 뗐다 하는 통에 화장하는데 한 시간 넘게 걸리자, 고민 끝에 속눈썹 연장술을 받았다. 15㎜의 인조 속눈썹을 일일이 접착제로 붙이는 작업 끝에 풍성하고 긴 속눈썹을 갖게 됐지만 눈이 따끔거리고, 눈 주위 피부가 붉게 변하고 붓기 시작했다.
인조 속눈썹을 접착제로 눈썹에 붙여 속눈썹이 길어지도록 한 '속눈썹 연장술'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하게 퍼져 네일 살롱이나 에스테틱 살롱, 미용실 등에서 주로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속눈썹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이러한 노력들은 눈 주위 피부와 눈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심하게는 속눈썹 탈모로까지 이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한번 붙인 속눈썹은 1~3개월 정도 유지되어 편리하다. 하지만 문제는 속눈썹 연장술에 사용되는 접착제다. 인조 속눈썹을 붙일 때 사용하는 접착제에는 톨루엔,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발암물질이 기준치보다 최대 수백배 이상 포함된 것들이 많아 피부 가려움증 및 안구건조증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강진수 원장은 "눈꺼풀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얇고 연약한데 여기에 톨루엔과 포름알데하이드가 포함된 접착제 성분을 자주 바르면 모근에 세균이 감염돼 색소침착이나 접촉성 피부염, 두드러기, 가려움증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하며 "속눈썹 연장술은 접착제로 인한 자극으로 인해 속눈썹 탈모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접착제로 붙여던 속눈썹이 떨어져 나가면서 기존의 속눈썹까지 같이 떨어져 나가 속눈썹 탈모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속눈썹은 살짝 눈만 비벼도 빠지기 쉽다. 때문에 평소 눈을 비비는 습관은 고쳐야 하며, 눈화장과 눈썹에 발랐던 마스카라 등을 지울 때에도 같히 조심해야 한다. 눈 화장이나 속눈썹 마스카라를 지울 때는 각각 전용 리무버를 사용해 자극없이 제거해야 하며, 눈꺼풀 부위는 화장솜으로 부드럽게 닦아낸 후 다시 한번 면봉을 사용해 아이라인 부위와 눈썹에 남아있는 메이크업 잔여물을 제거해야 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