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풍향계]치킨시장 어려움에 한식·분식 업계 인기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3-02-21 12:50


"한평생 모은 돈인데 치킨장사 했다가 다 날렸죠."

직장은퇴 후 치킨창업으로 뛰어든 이건중(가명·57세) 씨의 말이다. 얼마 전 그는 인생 전부를 걸었던 치킨전문점 폐업신고를 했다. 치킨이 창업인기 아이템이라는 말에 곧바로 시작했지만 날이 갈수록 매장방문객보다 경쟁업체 진입만 눈에 띄게 증가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브랜드력과 유통망 확보, 전문화된 마케팅 등은 소자본 독립창업의 운영저하를 부추겼다. 대형 프랜차이즈 정책규제도 생겼지만 동네 음식점 10개 중 7개가 치킨집이다 보니 경쟁 강도를 감내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창업자들만 속출했다.


이같은 현황은 최근 KB금융경영연구소가 10년간 KB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개인사업자 정보를 분석한 '국내 치킨비즈니스 현황 분석' 보고서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치킨전문점만 총 7만4000여개로 매년 7361개씩 새로 생겨났다. 하지만 현존하는 치킨전문점은 연평균 2348개 수준이다. 나머지 5013개는 매년 휴·폐업을 한다는 뜻이다.

유태상 한국외식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기 아이템인 치킨이 우후죽순으로 무너지는 사실만 봐도 국내 외식경기 침체를 알 수 있다"며 "자본력과 구동력이 현저히 부족한 소자본 창업자들의 삶은 여전히 한겨울을 나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창업전문가들은 떠오르는 아이템으로 '한식과 분식'을 꼽고 있다. 한식은 힐링 트렌드에 가장 가까운 외식업이다. 또한 분식은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창업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다양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고객 유입을 확대할 수 있다.

장치봉의 맵꼬만명태찜은 매운 맛과 꼬들꼬들하게 말린 명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소한 맛이 특징인 한식 브랜드다. 기존의 아구찜, 동태찜, 해물찜과는 다른 입맛을 당기는 감칠맛이 차별화 포인트. 푸짐한 양과 중독성 강한 매콤한 맛으로 어린이부터 직장인까지 즐겨찾고 있다.


명태콩나물찜.
명태는 대표적인 힐링 음식이다. 몸 속에 축적된 농약이나 중금속을 배출하고 숙취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또 식욕이 없으면서 피로하고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특히 고혈압이나 관절통으로 통증이 심한 사람, 알레르기 때문에 몸이 부어오른 증상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깔끔한 국물 맛으로 유명한 '용우동'은 1998년 브랜드를 론칭, 15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대표 우동 프랜차이즈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한·분식 메뉴, 10대부터 40대 장년층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인테리어 등이 장점이다.

지난해에는 기존 우동 메뉴에 김밥을 겸한 리뉴얼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프리미엄 테이크아웃 김밥을 내세웠다. 대표 메뉴인 용김밥은 용우동의 정성이 담긴 7가지 기본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간다. 크기도 일반 김밥과 달라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참치김밥은 고소한 참치와 참치 맛을 살려 줄 청양고추가 깻잎과 어우러졌다. 돈가스김밥과 새우가스김밥은 아이들이 즐겨 찾는다. 두툼한 돈가스에 느끼함을 없애주는 소스가 곁들여졌다. 여기에 돈가스의 고소한 맛을 더해 줄 비법 재료가 조화를 이룬다. 용우동의 리뉴얼 매장은 최근 예비창업자의 관심을 받으면서 가맹점 개설에 탄력을 받고 있다.


용우동 돈까스김밥.
프리미엄 돈까스 브랜드 '생생돈까스'는 돈까스, 돈부리 등의 주 메뉴와 스파게티 등의 면요리, 샐러드 등 30여종의 메뉴를 갖추면서 10대부터 중장년층 고객까지 발길을 잡고 있는 브랜드다.

사용되는 재료는 1등급 이상의 국내산 생등심이다. 특히 부드러운 고급 수제 생생빵가루를 사용해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뛰어나다. 생생돈까스는 최근 창업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업자를 위해 10년 전 가맹비로 창업을 지원하는 이벤트도 올해 말까지 진행중이다.

분식 창업을 생각하지만, 요리에 자신이 없는 창업자를 위한 교육기관도 있다. 한국외식경제연구소는 '돈까스와 우동, 돈부리 완성코스', '떡볶이와 튀김 등 분식 종합코스', 돈까스와 스파게티 등 한 메뉴만 마스터하는 요일별 강좌 등을 운영하고 있다. 10년 노하우를 토대로 저렴한 가격에 레시피 등을 전수하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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