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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 잡은 소주, '여주女酒' 선언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3-02-12 16:02


소주의 광고 모델은 대부분 여성들의 차지이지만 실제로 소주의 주 소비자는 여자보다는 남자들이다. 알코올 도수가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소주는 일부 순한 소주를 제외하면 고도주로 분류될 만큼 '센' 술로 인식되기 때문.

최근 소주가 도수를 낮추거나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면서 여심을 움직여 '여주女酒'로 거듭나고 있다. 도수를 확 낮추고 깔끔한 목넘김을 강화한 17도 미만의 순한소주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고, 소주와 함께 스파클링 와인이나 홍초, 크랜베리주스 등을 섞은 이지칵테일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 순한소주 판매량 쭉쭉, 2012년 전체 소주 중 10% 넘어서

국내 소주시장에서 17도 미만의 순한소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1.7%에서 2010년 4.2%, 2011년 8.4%를 거쳐 지난 해에는 10%를 넘어섰다. 특히 무학 좋은데이는 2006년 출시 이후 2007년 판매량 약 1280만병에서 지난 해 약 3억 3600만병으로 5년만에 26배가 넘게 성장해 순한소주 전성시대를 열었다.

순한소주의 선전에는 여성들의 힘이 컸다. 한국주류연구원이 2010년 11월 발표한 '소주의 도수 정체성 확립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소비자의 20.4%가 17도 미만의 순한 소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 중 30대 여성이 23.9%로 가장 높았다. 반면 순한소주를 선호하는 남성은 6.3%에 불과했다.

좋은데이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팬페이지의 경우에도 여성 팬이 50%를 넘는다. 때문에 콘텐츠도 여성 고객들을 염두한 감성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무학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서울 강남 지역에서 진행한 프로모션 행사에서도 여성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 달 처음으로 판매를 시작한 한 매장은 여성고객의 절반 이상이 좋은데이를 주문해 순한소주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소주 활용 이지칵테일 인기 상승


소주를 활용한 이지칵테일을 찾는 여성들도 늘어났다. 소주 칵테일은 '쏘맥(소주+맥주)'과 달리 알코올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함께 섞는 스파클링 와인이나 과일 주스의 세련된 단맛이 살아 목넘김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젊은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 등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이지칵테일 '소니니'의 경우 소주에 모스카토 품종의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를 취향에 맞게 알맞은 비율로 섞어 만든다. 소주의 쓴맛은 사라지고 단맛이 살아나 스파클링 와인의 부드러운 탄산과 함께 달콤하고 풍부한 맛을 만들어낸다.

버니니를 수입, 유통하고 있는 인덜지의 이영원 이사는 "'소니니'가 히트 하면서 소니니 취급 업장이 6개월 만에 10배나 증가했다."며, "올해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 프로모션, 여성 취향의 선물 패키지 제작, 등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홍초나 크랜베리 주스 같은 음료를 섞어 만드는 이지칵테일도 있다. 대상의 경우 소주와의 믹스를 위해 소용량의 '홍초소주' 전용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 위스키, 보드카 등 40도 이상 고도주도 여심 공략

지난 해 말 디아지오코리아는 여배우 김소연 씨를 기용한 18년산 슈퍼 프리미엄 위스키 조니워커 플래티넘 레이블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 광고는 중년 남성들의 술로 인식되고 있는 위스키를 젊은 여성도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마포구 서교동 '호텔 더 디자이너스 홍대'의 라운지바 그레이스베이는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을 활용한 칵테일 정찬 코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찬 코스요리와 마찬가지로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로 구성된 이 칵테일 코스는 여성 고객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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