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미래에셋생명, 보험업법 위반했다가 철퇴

기사입력 2012-11-20 11:29 | 최종수정 2012-11-20 13:34

미래에셋생명
그룹 전체에 강력한 지배력을 발휘하는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비롯해 창업공신의 돌연 사퇴 등으로 구설수에 휩싸였다.

'못나니까 밀어준다?'

미래에셋생명이 일감 몰아주기로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 등 8개 보험사의 변액연금보험 자산 60조원 중 57%인 34조원이 계열 자산운용사에서 운용되고 있다.

그 자세한 수치를 살펴보면,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연금 자산의 96.9%인 4조8361억원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맡겼다. '몰빵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생명보험사들은 실적배당형 상품인 변액연금을 판매한 뒤 이를 자산운용사에 맡긴다. 계열 또는 비계열 자산운용사에 맡겨서 수익을 내는데, 이 구조로는 운용실적이 나쁘면 당연히 가입자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

그간 금융시장에선 특정 계열사로 금융거래가 집중되면서 스템 리스크 확대의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보험 가입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며 수익률에도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판단, '50% 룰' 적용을 추진 중이다. 내년 초 관련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시스템 상 계열사와 거래를 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고객이 관계사 펀드에 투자하고 싶다고 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은 운용사의 성적을 살펴봤을 때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한때 업계 대표 브랜드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엔 날이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출범 당시 화려한 명성은 빛바랜지 오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998년 국내 첫 개방형 뮤추얼펀드인 '박현주 1호'를 출시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휘청였다. 한때 미래에셋 인싸이트 펀드는 손실이 원금 절반 수준까지 내려갔다. 잘 나가던 시절 33조원을 웃돌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탁고는 이제 10조원 남짓으로 급감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이달 초 돌연 사의를 표한 것도 이같은 실적악화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창업공신인 구 전 부회장은 한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가신 중 가신. 한때 '우 재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박 회장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구 부회장의 사임은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구 부회장이 박현주 회장과 투자 방향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는 '갈등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룹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박 부회장이기에, 구 부 회장의 돌연 사퇴 뒤엔 박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던 것.

한편 최근 미래에셋생명보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다수의 법규 위반사례가 적발됐다. 보험계약자의 보험료를 설계사가 대납해주거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의 사례가 발견됐다. 퇴직연금을 유치할 목적으로 계약자에게 특별한 이익의 제공을 약속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계약을 체결하면서 미래에셋생명 소유의 자동차를 특별 공단의 검사소에서 검사해주기로 약속했다. 이와 관련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그리고 해당 임직원 2명은 견책, 3명은 주의 징계를 받았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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