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고발] 2011년 8월, 미래에셋증권에서 무슨 일이?

기사입력 2012-03-26 08:55 | 최종수정 2012-03-26 08:55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신용거래를 경험했을 것이다. 신용거래는 개인이 일정액의 보증금만 확보한 상태에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제도. 보통 3~6개월간의 기한을 정해 보유한 돈보다 많게는 3배 정도 많은 수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매입하고자 하는 주식이 향후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될 경우 투자자들은 신용융자의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이하 미래에셋)의 신용융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막아놨던 신용융자를 다시 허용한 게 뒷말을 낳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8월16일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자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시킨 바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8월1일 2172의 고점을 찍은 뒤 다음날인 2일 51.04 포인트 폭락한 것을 시작으로 연일 추락을 거듭, 9일에는 1801.35까지 떨어진 바 있다.

미래에셋을 포함, 4개 증권사와 거래를 하고있다는 '주식 고수'인 김모씨(55)는 "어이가 없다. 코스피 지수가 바닥권에 있을 때는 신용을 못하게 해놔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더니 이제 코스피 지수가 2000이 넘자 고점에 물리라고 신용융자를 풀어줬느냐"며 미래에셋의 이번 조치를 질타했다. 명색이 주식으로 '밥'을 먹고사는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거꾸로 신용융자 제도를 운영하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미 다른 증권사의 신용융자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 계좌로는 더 이상 신용을 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빚을 안고 투자하면 리스크가 크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신용을 제한했다가 이제 어느 정도 증시가 안정됐다고 보고 신용금지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신용융자를 막을 당시에는 주식이 어디까지 폭락할지 몰랐기에 미래에셋의 이런 해명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미래에셋이 가장 먼저 신용융자를 중단한 이후 일부 증권사들도 신용융자 요건을 강화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금융위기 시 한때 '1300 폭락설'까지 나돌았던 코스피지수는 지난해말까지 1700~1900의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이 기간동안 미래에셋 고객들이 신용융자로 주식을 사들였다면 올해 지수 회복 때 높은 수익률을 거뒀을 것이다. 미래에셋의 신용융자 해제시기에 대해 고객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이유다.

사실 미래에셋은 코스피지수 폭락 하루 전인 지난해 8월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8월 주식시장은 (코스피지수) 2100~2250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치앞을 내다보지 못한 셈이다. 당시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대외악재의 영향력 감소와 미국과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바닥 및 경기지표 개선과 맞물린 위험선호 개선 달러 약세지속에 따른 신흥국 자산으로의 머니무브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만약 투자자들이 이 '장밋빛 8월 전망 보고서'를 읽고 다음날 주식을 덥썩 사들였다면 최악의 손실을 기록할 뻔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박현주 회장의 펀드신화'로 쌓였던 미래에셋의 신뢰도는 날이 갈수록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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