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CEO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장소는 미국 라이스베이거스.
카지노로 유명한 도시로의 외출이다. 휴가를 위해서가 아니다. 10일(현지시각) 이곳에서 개막하는 2012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폴 오텔리니 인텔 사장 등은 일찌감치 발길을 옮겼다. 국내에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참석 의사를 밝혔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CES는 매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다. 기업들은 그동안 철저한 보안을 지키며 개발한 첨단기술을 공개한다.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선제압'의 의미가 크다.
한 해를 이끌어 갈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한 일종의 경연인 셈. 일례로 VCR(비디오카세트리코더)·CD(콤팩트디스크)·HDTV(고화질TV)· IPTV(인터넷TV)가 처음 등장한 곳이 CES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나는 가수다'처럼 '첨단기술'을 소재로 기업들이 신기술을 선보이며 CEO와 관람객,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CES조직위에 따르면 3일 동안 관람객 수는 최소 1만4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의 CES 주인공은 TV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왜일까?. 스마트 시대를 이끌어 갈 심장 역할을 TV가 할 가능성이 크다. 사용시간이 길고 집안 한 가운데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TV. 사용자 입장에선 화면을 통해 집안 곳곳의 전자제품을 통제하기엔 TV만한 게 없다. TV는 이미 스마트란 옷을 입고 인터넷이 가능해졌고, 모바일기기와 PC 등의 호환성을 높여 활용범위를 넓혔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 공급도 가능해 졌다. 전자제품에 활용 가능한 수많은 첨단기술이 적용된 결과다. 2012CES에서 스마트TV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다. 스마트TV 분야에선 국내기업의 약진이 눈부시다. 세계 시장 점유율 면에서도 1~2위를 다툰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일 스마트TV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55인치 O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OLED는 LCD(액정디스플레이)와 달리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어 TV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 LG전자가 선보일 제품의 두께는 4mm. 현재 세계에서 가장 얇은 TV의 절반 수준이다. 반응속도도 LCD TV의 1000배나 빨라 잔상이 생기지 않는다. LG전자는 풀 HD TV보다 화질이 4배가량 뛰어난 UD(Ultra Definition) TV도 선보일 예정이다.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 초점을 맞췄다. OLED TV와 UD TV를 선보이지만 스마트TV와 관련된 새로운 생태계 전략 발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력과 실용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말귀를 알아듣는 스마트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TV를 보다가 말을 하면 채널이 바뀌는 것. 말하기도 귀찮다면 손짓만으로도 채널을 바꾸는 게 가능하다. 이밖에 각종 헬스케어, 화상통화용 마이크로폰 등의 기술도 공개된다.
삼성전자 태양광 충전 노트북, '세계 최초'
생활 가전 분야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스마트를 앞세워 전력을 최소화 하는 '그린에너지' 기술과 상상하기 힘든 첨단 기술들이 대거 소개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태양광 충전 노트북, 전자레인지, 세탁기. 투명 LCD 등 4개 제품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음료를 5분 만에 냉각시키는 프렌치 도어 냉장고, LCD를 통해 보관 식품의 종류와 위치, 보관기한을 알려주는 스마트 냉장고를 전시 공개할 예정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