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레이EV’ 전기차 타보니…성공 가능성은?

기사입력 2011-12-23 17:49 | 최종수정 2011-12-23 17:54

Kia RAY in Dailycar(2381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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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레이 EV가 드디어 공개됐다.

22일 경기 화성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는 레이 EV 출시를 알리는 보도발표회와 시승회가 열렸다.

레이 EV는 국내 최초로 일반 차량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되는 양산형 고속 전기차다. 특히 전기차 양산체제를 구축해 일반 차량과 같은 조립, 품질 점검 과정으로 안정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날 시승 구간은 연구소 내 트랙에서 한정돼 레이 EV의 성능을 충분히 느끼기에는 어려웠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레이 EV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 80km/h까지 경쾌한 가속 돋보여…

레이 EV는 기아차가 지난달 출시한 미니 CUV 레이를 기반으로 50kw의 모터와 16.4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고속 전기차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이는 완벽한 친환경 차량이라 할 수 있다.

레이 EV는 급속 충전 시 25분, 완속 충전 시 6시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139km이며, 내년부터 적용되는 신규정 5 사이클 복합연비 기준으로는 91km로 다소 짧다.

시동을 걸자 소음이 없어 약간 어색한 느낌이다. 변속기 없이 전기 모터로만 구동되는 탓에 변속 충격도 전혀 느낄 수 없다.


정지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보니 100km/h를 약 15.8초 만에 도달했다. 일반 1,000cc 가솔린 경차(약 16초대)보다 빠른 수치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130km/h이지만, 시승 구간이 짧아 120km/h까지만 가속을 진행해봤다. 80km/h까지의 가속은 경쾌하나 100km/h를 넘어서면 가속이 더디게 느껴진다. 성능과 항속거리 면에서 고속 주행보다는 도심 주행에 적합한 차란 생각이다.

16.4kwh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는 1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갖춰 차량 운행기간 동안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 디자인 큰 차이 없어…심혈 기울인 내비게이션

전체적인 내·외관 디자인은 기존 레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체 크기는 전장 3,595mm, 전폭 1,595mm, 전고 1,710mm에 축간거리는 2,520mm로 전장과 전폭, 축거는 레이 가솔린 모델과 같고, 전고는 10mm 높다.

차체 옆면에 전기차를 뜻하는 EV 데코 테이프와 뒷면의 EV 엠블럼, 주행 시 저항을 줄일 수 있는 14인치 공력개선 휠 등이 레이 가솔린 모델과 달라진 점이다. 이외에도 전기차만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를 추가 적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충전구는 총 2개다.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에 위치한 커버에는 220V 전원을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완속 충전구를 적용했으며, 운전석 뒤쪽 주유구 자리에는 전용 급속 충전 포트를 장착했다.

계기판에는 모터 동작과 배터리 잔량, 충전 상태를 보여주는 전기차 전용 클러스터를 적용해 운전자가 쉽게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중앙의 7인치 내비게이션은 레이 EV만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회사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 내비게이션은 전기차의 에너지 흐름, 에너지 사용현황을 실시간으로 나타내 경제 운전을 유도한다. 충전 인프라도 표시돼 주행가능 영역과 가까운 급속·완속 충전소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다.

안전사양은 6개 에어백, 차체자세제어장치(VDC), 경사로밀림방지장치(HAC) 등을 기본으로 채택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 출고 가격 너무 비싸…경쟁력 있을까

레이 EV의 최대 강점은 친환경성과 저렴한 유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혀 없으며, 연 1만km 기준 심야 전기로 충전하면 1년 충전비가 약 9만 4,000원에 불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직 충전시설이 부족하고, 충전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같은 유지비는 매력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취득세 면제, 고속도로 및 혼잡통행료 50% 할인, 공영주차장 50% 할인 등의 다양한 경차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비싼 가격과 충전 시설이다. 레이 EV의 출고 가격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략 4,000만원 중반대로 예상된다.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 부품 가격이 워낙 비싼 탓이다.

기아차는 올해 레이 EV의 소량 양산하고, 내년 2,500대를 생산해 정부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정부에서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산하 기관에 전기차 1대당 충전기 1대를 보급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A/S 센터에 완속 및 급속 충전기 설치를 진행 중이다.

부족한 충전 시설 확충을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현재 전국에는 500여개의 급속·완속 충전기가 설치돼 있으며, 정부와 관계 기관에서는 내년까지 3,1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완성도 높은 양산형 전기차를 개발했다는 것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업계와 정부가 남은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길 기대한다.



데일리카 정치연 기자 < chiyeon@dailycar.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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