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에디오피아의 한 양치기소년은 신기한 장면을 보게 된다. 산양이 붉은 열매를 먹고 한동안 날뛰더니 다시 순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그 붉은 열매가 바로 커피였단다. 이후 의학품에서 기호품으로, 커피의 역사만큼 커피의 효능은 다양하고 긍정, 부정적인 분석이 여전히 분분하다.
하지만 N사의 "카제인나트륨이 좋겠어요? 우유가 좋겠어요?" 란 광고이후 정말 나만 나쁜 첨가물을 먹는 건 아닌가(?)란 두려움과 웬지모르게 믹스를 먹고난 후부터 속이 쓰리다던가 손떨림 등이 있다란 얘기를 접하게 된다.
우유를 만드는 목장체험에서 담당자가 "우유를 말리기가 어려운 건 아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때문에 카제인 나트륨을 넣는다" 란 말을 했다. 그 카제인 나트륨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늘날의 커피믹스가 좋냐 안좋냐를 좌우하는게 아닐까싶다.
만약 건강에 진짜 좋다면 오히려 더 당당하게 카제인나트륨이 왜 나쁘냐, 우리는 우유보다 더 좋다라고 더 당당하게 맞서야 하지 않았을까란 의문이 든다는 거다.
거기에 한가지 더 커피믹스의 커피는 정말 좋은 품질일까(?) 란 의문. 설탕과 프림에 섞여서 그 입자만 겨우 볼 수 있는 소비자, 매장임대료,직원월급을 다 제하고나면 원두원가가 150원이란 아주 놀라운 보도를 접한 우리 소비자가 "우린 가장 적정한 가격, 아주 양심적인 가격의 커피를 마시고있구나" 란 생각을 과연 할까?
문제는 우리 소비자는 잘 모른다는거다. 한쪽에서 무관하다라고 한다면 "괜찮대. 난 몇십년동안 하루 커피 몇잔씩 먹어도 건강검진에 이상없더라" 인거고 또 다른 한쪽에서 뭔가 꺼림칙한 발표가 있다면 "아유, 밥먹고 바로 먹으면 칼슘이 빠져나간대, 콜레스테롤 덩어리래 어쩐지, 커피만 마셨다 하면 속이 쓰리더라니까, 그래서 그렇구나" 라고 휩쓸리는게 선한 소비자다.
그러니 제발 기업에서는 선한 소비자를 선한 길로만 인도하기를 바랄 뿐인거다. 소비자가 봉이야!가 아니라 소비자는 사람이다!라는 걸 잊지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더 넣고싶다.
하지만 소비자입장에서도 선택의 결과는 소비자의 몫이라는 걸 잊지않길. 커피는 필수품이 아닌 기호품, 한끼의 식단에 농약성분, 원가계산, 원산지, 음식의 궁합을 일일히 따지면서 엄마나 아내의 밥을 먹지않듯이 내가 좋으면 즐겁게 마시는 거다. '마시면서 아, 안좋다는데…'란 생각이 든다면 그건 마시지 않음만도 못하는 게 아닐까?
더불어 기억해 주었음 하는게 있다. 평생 원두라는 열매를 저렴한 노동의 댓가를 받으면서 따고 있다는 저쪽 나라의 아이들은 평생 그 커피를 음 좋은데라고 음미하며 마시지 못한다는 거다. 따뜻하고 은은한 향기안에는 어린 손의 적지 않은 수고도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고 마셨으면 한다. SC페이퍼진 1기 주부 명예기자 최윤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