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눈과 입 돌아가는 '구안와사' 피하는 법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1-08-03 10:42 | 최종수정 2011-08-03 10:42



직장인 최 모씨(41)는 최근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휴가를 다녀온 후 귀 뒤에 통증이 느껴지더니 갑자기 '오'자 입술 모양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발음이 새고, '이' 모양을 할 때도 입술 꼬리가 제대로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구안와사라는 진단을 받았다.

무더운 여름철에 조심해야 하는 증상의 하나가 구안와사다. 갑자기 눈과 입이 돌아가는 증상이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다듬잇돌을 베고 잔 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찬 에어컨 바람을 한쪽 얼굴에만 쐬였을 때도 나타날 수 있어 같한 주의가 필요하다.

구안와사는 일반적으로 추운 겨울이나 환절기에 장년,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찬 음식을 즐겨 먹고 계곡에서 야영하는 등 야외 취침이 빈번한 요즘같은 여름철에도 구안와사에 걸리기 쉽다. 최근에는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는 음식 문화의 영향으로 젊은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구안와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예방이 중요하다.

구안와사는 안면신경 마비 증세를 말한다. 입과 눈가가 비뚤어지고 한쪽 얼굴이 마비되면서 시작된다. 이어 마비되지 않은 얼굴 쪽으로 입이 당겨 돌아가며 마비된 쪽의 눈은 잘 감기거나 뜰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풍한, 기혈 허약, 어혈, 과음, 과식 등을 꼽는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낮과 밤의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코나 기관지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안면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해 구안와사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피로가 겹치고 위장에 힘이 없거나 위장에 열이 쌓인 상태에서 찬 바람이나 비를 맞았을 때 발병하기 쉽고, 중이염이나 신경 압박, 신경염 또는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남자는 40세 정도, 여자는 20세 정도에서 주로 나타난다.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 65세 이상의 노인에게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입맛이 떨어지고, 눈물이 갑자기 많이 나거나 건조할 때, '오'나 '이' 모양을 할 때 입술 모양이 이상해지면 구안와사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약 구안와사에 걸렸다면 마비된 얼굴 쪽의 귀 뒤 통증 부위를 엄지 손가락이나 이쑤시개로 자극해주는 것이 좋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마비된 쪽을 덮어주면 말하기가 편해진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에는 한약, 침, 뜸, 경근경피자극치료요법, 부항요법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한방에서 사용하는 부항, 미세안면경락경근 자극요법을 이용해 원인이 되는 각종 풍한을 치료하고, 칠정(스트레스) 및 기혈 비위 기능에 효과가 있는 약물과 침구 및 이학요법으로 마비를 풀고 원인 인자를 제거할 수 있다.

푸른한의원 서은미 원장은 "구안와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숙면과 적절한 휴식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면서 "돼지고기나 계란, 라면, 닭고기 등 풍을 유발하는 음식은 가급적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도움말=푸른한의원 서은미 원장>


푸른한의원 서은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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