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LPGA 투어 수준에 걸맞는 상금 규모는 과연 얼마일까.
한국여자프로골프는 21세기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남자골프에 밀려 명맥만 유지하던 여자골프는 1998년 박세리 돌풍을 변곡점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세리키즈' 열풍 속에 1999년 전년도(7억8000만원)의 2배가 넘는 18억9000만원으로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후 2012년 100억원(111억6000만원)대 고지를 정복하며 전성기를 알렸다. 거침 없는 상승 추세에 올라타자 2016년 200억 고지를 돌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4년이었다. 총 상금 200억원은 여자프로골프투어의 산업화를 상징하는 수치였다. 유럽여자프로골프(175억원)을 넘어 미국(780억원) 일본(385억원)에 이어 세계 3대투어로 자리매김 했다.
|
하지만 끊임 없는 스타 탄생이 리그 확장의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KLPGA의 혁신적 노력이 필요하다. 여자프로골프가 산업으로서 가치가 있음을 기업고객에 지속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그래야 후원사가, 후원 액수가 늘어난다. 여전히 '기업 회장님들의 골프 사랑'에 기대 대회를 유치할 수는 없다. KLPGA는 '지난해 열린 30개의 대회 중 3개 대회가 열리지 않는 대신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3개의 스폰서가 신규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체 후원사를 찾았으니 됐다'는 인식은 안일하다. '3개 후원사가 왜 빠져나갔는지'에 대한 분석과 고민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바운더리를 국외로 넓혀 현지 기업과 세계적 기업 등의 후원을 유치함으로써 세계속의 KLPGA 대회를 만들려는 노력도 더 필요하다.
|
언제까지 '선수 기량' 자랑만 하고 있을 것인가. '화수분'처럼 유망주가 지속적으로 배출된다고 해서 KLPGA가 선진적이라 말할 수 있을까. 가족과 후원사의 헌신 등 개별적 요행에 기대온 성장은 아닐까.
자본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만 따진다. 투자금을 회수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투어인지 한번쯤 냉정하게 자문해봐야 할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