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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42·SK텔레콤)가 한국 갤러리 문화 정착을 강력하게 호소했다.
이를 위해선 갤러리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엔 '이동전화 소음없는 대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갤러리의 휴대폰을 대회장 입구에서 회수했다. 대신 '아름다운 갤러리'라는 뱃지를 가슴에 달아줬다. 갤러리의 호응은 뜨거웠다. 휴대폰 소음이 없는 대회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담배연기 없는 대회로 컨셉트를 잡았다. 갤러리가 담배와 라이터를 맡기면 기념품을 준다. 흡연은 코스내 지정된 3곳에서만 가능하다.
최경주는 "2003년 마스터스에 참가했을 때 놀랐다. 갤러리가 질서 정연한 건 당연했다. 무엇보다 코스에서 담배피는 사람이 없다는 게 놀라웠다. 화장실 옆 흡연 구역에서만 담배를 피웠다"며 경험담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나도 미국으로 가기 전엔 하루에 3갑을 피웠다. 그런데 어느 대회에서 선배 선수가 티박스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고 비켜달라고 했다. 그땐 너무한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계기로 미국에선 12년 넘게 담배를 한대도 피지 않았다. 이제서야 그때 그 선배의 마음을 알겠다.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괴로운지 알겠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 대회를 생각하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 명품이고 전통이 되는 대회가 된다"며 "선수와 주최측, 갤러리, 미디어 등이 하나가 될 때 특별한 대회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톱10에 두번 들었다. 미국 진출 이후 저조한 성적을 거둔 해였다. 이에 대해 최경주는 "내 마음속의 자아가 급했던 것 같다. 너무 성적에 집착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즐길 수 있는 부분을 놓쳤다"며 "이제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겸손하게 준비하는 자세로 돌아갈 것이다. 처음 미국에 갔을때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PGA 투어에서 5년 이상은 현역을 생활을 자신했다. 그는 "언제까지 투어 생활을 할 것인가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차와 로봇은 제때 부속을 갈아주면 20년은 간다. 사람의 몸은 끼워주고 갈아줄 것이 없다. 내 안에 자아가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달린 것 같다. 앞으로 5년 이상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목표인 10승을 채우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후회하거나 낙담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최경주는 PGA 투어 통산 8승을 기록중이다.
슬럼프의 가장 큰 원인인 퍼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경주는 "퍼터도 바꿔보고 스윙도 바꿔 봤다. 선수 입장에선 새로운 걸 시도해보지도 않고 마음으로 정해버리면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게 된다. 그렇게 하면 동료나 후배들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망할때까지 가봤다"며 "시간은 많이 허비했지만 대신 옛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클럽과 퍼터 등 장비와 기술 좋아졌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사람의 감각이다. 그걸 바꾸려다보니 벅찼다. 지금부터는 가장 아끼고 편하게 생각했던 용품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했다.
여주=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