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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24·미래에셋)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의 우승으로 한국 여자 골프는 올시즌 4개 메이저대회중 3개를 휩쓰는 저력을 보여줬다. 유선영(26·정관장)이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나연(25·SK텔레콤)이 US여자오픈 챔피언에 올랐다. 이어 신지애까지 총 3명이 메이저 타이틀 홀더가 됐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향상
지난 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한국 골프의 LPGA 투어 도전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세대에 속하는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장 정 등이 LPGA 투어에서 한국 골프의 위력을 보여줬다.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맨발투혼으로 극적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 여자선수들은 세계무대 점령에 본격적인 속도를 냈다. 이들은 매년 5승 이상을 합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세리키즈'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2006년 임성아 홍진주 등 한국 선수들이 11승을 올렸다. 이후 4승, 9승, 12승에 이어 2010년에는 10승을 올렸다. 지난해 청야니(대만)의 독주에 밀려 주춤했지만 3개 대회에서 우승 소식을 알려왔다.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달성한 승수는 이미 100승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있었다. 큰 대회, 즉 메이저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만 3개 메이저대회를 따내면서 더 이상 이런 평가도 듣지 않게 됐다. 이번 신지애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메이저대회 통산 15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신지애가 브리티시오픈에 챔피언에 오르자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4개 메이저 대회 가운데 앞서 끝난 3개를 모두 아시아 선수들이 우승한 데 이어 브리티시오픈까지 신지애가 제패해 아시아 선수들의 싹쓸이가 완성됐다"고 보도했다. 3개 대회는 한국 선수들이 차지했고, 나머지 하나인 LPGA 챔피언십도 중국의 펑산산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LGPA 투어에서 아시아의 강세는 수년전부터 이어진 추세다. 한국, 일본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는데다 세계랭킹 1위마저 대만의 청야니다.
미국 본토에서 벌어지는 LPGA 투어에서 동양 선수들의 맹주가 반드시 좋은 측면만이 있는 게 아니다. LPGA 투어 사무국의 가장 큰 고민은 대회 스폰서 유치 문제다. 미국내에서 여자 골프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기업 스폰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글로벌 마케팅 차원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스폰서십으로 참여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타이거 우즈나 필 미켈슨(이상 미국) 등과 같이 미국팬들을 움직일 수 있는 여자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