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투어에서 활약하는 올해 US오픈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라'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 같은 해 PGA 투어 퀘일할로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올해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기 때문이었다. 더 큰 무대인 PGA 투어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유럽 투어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미국에서 지내보니 너무 외로웠다"는 이유였다. 순수하기도 했고 파격이기도 했다.
유럽 투어를 고집했던 그가 올해 변심해 유럽 투어에서 싫다는 이유로는 무엇을 들었을까. 그는 농담 섞인 말투로 "브리티시오픈 때문이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브리티시오픈을 생각하기도 싫었나보다. 올해 US오픈 우승으로 지난달 브리티시오픈 우승 1순위로 꼽혔든 매킬로이는 막상 대회에 들어서는 부진을 거듭한 끝에 25위에 그쳤다. 대회가 열린 잉글랜드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골프장에 나흘 내내 비바람이 몰아쳐 그는 미간을 찌푸리기가 일쑤였다. 결국 대회를 마치고 "나는 링크스 코스(해안가 초원지대 골프장) 스타일이 아니다.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이런 대회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논란의 발언을 했다. 한술 더 떠 "좀더 나은 날씨가 예상되는 PGA챔피언십(미국 조지아주)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아에 집을 구하고 있다는 그는 이날 "(미국의) 퀘일할로, 애크런, 메모리얼 같은 코스에서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매킬로이의 실언에 강경한 어조로 꾸짖었던 유럽 투어 레전드들을 또 한번 진노하게 만들 발언이었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