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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홍명보호의 첫 걸음은 졸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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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이 완성됐다. 박건하 전 수원 삼성 감독(53), 김동진 킷치FC 감독대행(42), 김진규 FC서울 전력강화실장(39)을 대표팀 코치로 선임했다. 이어 포르투갈 출신의 주앙 아로소(52)가 수석코치겸 전술 코치로, 티아고 마이아(40)가 전술분석 코치로 합류했다. 아로소 코치는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과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4년,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4년, 총 8년을 함께 했다. 마이아 코치는 벤피카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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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팔레스타인은 매우 낯선 팀이다. A대표팀과 격돌한 적이 없다. 한국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단 한 차례 격돌했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이 우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 팔레스타인은 96위다. 단, 팔레스타인의 귀화 선수들은 경계 대상이다. 공격수 웨삼 아부 알리(알아흘리)는 덴마크 17세, 18세, 19세 이하 대표팀을 거쳤다. 지난 3월 팔레스타인축구협회의 부름을 받아 6월 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예선 경기에서 팔레스타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이밖에 스웨덴 A대표팀 경기도 소화했던 오마르 파라이(AIK), 무스타파 제이단(로젠보리)이 팔레스타인 대표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한국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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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으로 첫 경기에 나섰다. 유럽파 3대장이 모두 나섰다. 주민규(울산)이 최전방에 서고, 손흥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이 2선에 자리했다. 중원에는 페예노르트 이적을 확정지은 황인범과 정우영(울산)이 포진했다. 포백은 설영우(즈베즈다)-김영권(울산)-김민재-황문기(강원)가 이뤘다. 황문기는 이번이 A매치 데뷔전이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황희찬(울버햄턴) 엄지성(스완지시티) 오세훈(마치다) 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양민혁 최우진 이한범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경기 전 부터 어두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붉은악마 자리에는 '안티 분위기'가 들끓었다. 이미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걸개가 거꾸로 걸렸다. 이어 '한국 축구의 암흑 시대', '피노키홍', '축협 느그들 참 싫다', '선수는 1류, 회장은=?!' 등의 플래카드가 관중석 곳곳에 놓였다. 국가 연주가 끝난 뒤에는 "정몽규 나가", 이른바 '안티 콜'이 울려 퍼졌다. 홍명보 감독이 대형 전광판에 등장할 때마다 야유가 나왔다. 선수들의 얼굴이 비췄을때 나온 어마어마한 함성과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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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분 가슴 철렁한 장면이 나왔다. 칸티야나의 프리킥이 하메드의 머리 맞고, 세얌에게 향했다. 세얌이 밀어넣었지만, 다행히 하메드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 26분 또 한번 프리킥 상황에서 하메드의 머리에 맞았지만, 조현우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39분 오른쪽에서 손흥민이 올린 코너킥이 주민규의 헤더로 연결됐다. 하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40분 한국이 전반 들어 가장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이강인이 황인범과 2대1 패스를 받아 절묘한 개인기로 수비를 제친 후 골문 앞까지 향했다. 오른발 슈팅은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42분 황인범의 결정적 찬스를 만들었다. 이강인의 멋진 로빙패스를 받아 절묘한 트래핑으로 수비 한명을 제쳤다. 곧바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옆그물을 때렸다.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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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 한국이 결정적 찬스를 놓쳤다. 설영우가 왼쪽에서 등을 지던 오세훈한테 내줬다. 오세훈의 리턴패스가 손흥민에게 갔고, 손흥민이 잡는 순간 수비 맞고 흘렀다. 오른쪽에서 노마크로 있던 이강인의 왼발에 걸렸지만, 슈팅은 아쉽게도 뜨고 말았다. 17분에는 황인범이 인터셉트 후 손흥민에게 찔러줬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수비 맞고 나왔다. 18분 또 한번의 좋은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강인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절묘한 왼발킥을 문전에 띄웠다. 오세훈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팔레스타인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변수가 생겼다. 분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던 설영우가 부상으로 나갔다. 홍 감독은 아예 좌우 풀백을 모두 바꿨다. 이명재(울산)와 황재원(대구)이 투입됐다. 25분 황희찬이 뒷공간을 허물며 박스 안 오른쪽에서 컷백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뛰어들던 선수에게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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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분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올린 절묘한 크로스가 오세훈 헤더로 연결됐지만,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다급한 홍 감독은 분 황인범을 빼고 이동경(김천)을 넣었다.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42분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가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이 골키퍼까지 제친 후 빈골대에 슈팅을 시도했지만, 안타깝게도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한국은 총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역습에 무너질 뻔 했다. 아부일리가 조현우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지만, 다행히 슈팅은 조현우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했다. 47분 이강인이 돌파하며 때린 왼발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계속 팔레스타인 골문을 두드렸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황재원의 크로스를 받은 오세훈의 다이빙 헤더마저 빗나가며, 결국 경기는 0대0으로 마무리됐다. 팔레스타인전에서 충격의 무승부를 기록한 홍명보호는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경기장에서 오만과 2차전을 갖는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